지난 20일 동반성장위원회 직원들이 경기 가평 목동산업단지에 있는 우산제조업체 두색하늘(사장 송주홍)을 찾았다. 동반위가 워크숍 현장 방문지로 선택한 두색하늘은 국내에 남아 있는 마지막 우산제조업체다. 김종국 동반위 사무총장은 “고집스러운 장인정신과 자존심으로 한우물만 파서 성공한 회사라는 점을 높이 사 방문업체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두색하늘은 대표적인 사양산업으로 꼽히는 우산 제조 분야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회사다. 매년 7만개의 우산을 생산해 1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때 우산은 1980년대 대구 지역에만 제조업체 600여개가 있을 정도로 주력 수출품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값싼 중국산이 밀려오면서 삽시간에 초토화됐다. 당시 정부에서는 영세한 우산·양산업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아파트형 공장 건설, 세금 감면 등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를 당해낼 수 없었다. 결국 대다수 업체가 사라졌다.

현재 5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우산시장에서 유통되는 대부분 제품은 중국산이다. 두색하늘이 중국산 공세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철저한 차별화와 고급화 덕분이다. 두색하늘은 우산 살대부터 봉제, 조립 등 모든 과정을 직원들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한다. 두색하늘은 1990년 ‘우일종합상사’라는 이름으로 출발해 24년간 우산·양산 제조에만 전념해왔다. 고급 수입차와 금융회사, 패션업체, 대기업 등의 사은품과 골프우산이 주력 제품이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납품한다. 벤츠, 아우디 등은 10년 이상 거래한 주요 고객사다. 가격은 20만원대로 명품급에 속한다.

중국산과 달리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으로 뼈대를 만들어 쉽게 꺾이거나 부러지지 않고 녹이 슬지 않는 것도 두색하늘만의 경쟁력이다. 절연성 소재로 살대를 제작해 낙뢰에도 안전하다. 고급 의류에 쓰이는 원단을 사용했다. 세계 최초로 우산의 걸림쇠를 없애 안전성과 내구성을 높였다. 송주홍 대표는 “얼마 전엔 자체 브랜드 ‘슈룹(우산의 옛말)’을 내놓았다”며 “명품 우산을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해외시장에도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