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은상 엠티에스코리아 대표가 포스코와 중소기업청의 투자를 받아 개발한 토치절단기계(TCM) 운영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엠티에스코리아 제공
류은상 엠티에스코리아 대표가 포스코와 중소기업청의 투자를 받아 개발한 토치절단기계(TCM) 운영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엠티에스코리아 제공
포스코 사내 벤처로 시작해 2007년 2월 독립 출범한 엠티에스코리아는 공작기계 관리와 안전 펜스 설치를 주된 사업으로 하는 기업이다. 류은상 대표는 1976년 포스코에 입사해 용광로·연삭기 등 기계 관리로만 27년을 보낸 끝에 2003년 포스코 첫 고졸 출신 정비공장장에 오른 기술인이다.

경미한 안전사고에 책임을 지고 2004년 정비공장장에서 물러난 류 대표는 훗날 엠티에스코리아가 된 사내 벤처를 신청했다. 당시 포스코의 육성 프로그램을 함께 거친 11개의 사내 벤처 가운데 현재까지 남은 기업은 이 회사를 포함해 5개뿐이다.

엠티에스코리아는 그동안 두 번의 큰 고비를 넘겼다. 첫 번째는 은행 대출 건이었다. 류 대표는 창업 이듬해 포스코로부터 광양공장의 낡은 연삭기(롤 그라인더) 세 대를 재생해 포스코 베트남공장으로 이전하는 계약을 따냈다. 이를 위해서는 공장이 필요했다. 공장 건축을 위해 은행에 대출을 신청했으나 은행들은 신설 기업이라며 대출을 거절했다. 류 대표는 “포스코가 지분을 18.5% 갖고 있고, 전남신용보증재단에서 6억원 보증까지 받았는데도 은행들은 요지부동이었다”며 “문제가 생기면 개인 돈으로 갚겠다며 은행 잔고증명까지 제출하고 나서야 겨우 4억원을 대출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주력 사업인 안전 펜스 사업이 어려워졌던 순간이다. 류 대표는 포스코에서 정비사로서 30년 가까이 일한 경험을 살려 공장 내 작업자를 보호하는 안전 펜스 시스템을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삼았다.

안전 펜스 시스템 덕에 엠티에스코리아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올랐다. 안전 펜스 시스템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1년 59.7%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한 아이템의 비중이 너무 큰 것이 부담이 됐다. 경영난을 겪은 포스코가 투자를 줄이면서 안전 펜스 수주가 급감한 것이다. 회사 매출도 2012년 79억원에서 지난해 54억원으로 줄었다.

엠티에스코리아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해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2009년 9월 설립한 기술연구소가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의미 있는 성과를 낸 첫 제품은 자동 롤 적치대다. 무거운 철강 두루마리인 롤을 그냥 쌓아놓는 기존 방식을 개선해 주차 타워처럼 보관하는 적치대를 개발했다. 롤 거치대를 설치하자 롤 하나를 인출하는 시간이 한 시간에서 15분으로 줄었다.

올해는 포스코와 중소기업청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두께 300㎜의 철근(슬라브)을 주조 과정에서 필요한 길이만큼 절단하는 토치절단기계(TCM)를 개발한 뒤 시험 가동에 들어갔다. 전량 독일에서 수입하던 기계를 국산화하는 것이다.

류 대표는 “기계 매출이 올해 본격적으로 발생하면서 연간 매출 70억원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