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형 "38년 경찰 실무경험, 이제 후배들에게 돌려줄 것"
“38년간 소홀했던 가족들과 소중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잠깐이네요. 경찰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지난 3일 부산지방경찰청장을 끝으로 38년간 입었던 경찰 제복을 벗은 이금형 전 청장(사진)이 25일 서원대 석좌교수(경찰행정학과)에 임명됐다. 이 교수는 1977년 청주 대성여상을 졸업하고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 37년 만에 여성 최초로 치안정감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이 교수는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고향으로 돌아온 첫 번째 이유로 ‘어머니’를 꼽았다. “평생을 인내하며 살아오신 친정어머니가 올해 85세인데 좀 편찮으세요. 그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1년에 한두 번 뵙기도 힘들었는데 이젠 강의도 열심히 하면서 자주 찾아뵐 생각입니다.” 이 교수는 2003년 충북 진천경찰서장, 2009년에는 충북지방경찰청 차장을 지냈다.

2004년 ‘성매매와의 전쟁’ 선포 이후 2006년 서울 마포경찰서장 시절 연쇄 성폭행범 ‘발바리’를 검거하고, 2011년엔 영화 ‘도가니’ 사건 재수사를 지휘했던 현장 전문가 이 교수는 오래전부터 교단에 설 계획을 갖고 있었다.

“경찰 재직 중에도 주경야독을 많이 했어요. 프로 경찰로서 필요한 부분이기도 했지만 퇴직 후에 후배들에게 무언가 도움이 되고 싶었거든요. 부족하나마 제가 겪었던 현장·실무 경험을 학생들에게 다 들려줄 생각입니다.”

이 교수는 마지막 보직이었던 부산지방경찰청장으로 1년간 근무하면서 부산경찰청 ‘성적표’를 전국 최고로 올려놨다. 2013년 12월 취임 직후 부산 전역에 셉테드(CPTED·범죄예방 환경 설계) 시스템을 구축했고, 사고가 접수되면 경찰·소방·해경·지방자치단체 등이 동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한 ‘골든타임 초동조치 공청시스템’도 도입했다. 부산경찰청은 지난 10월 경찰의날 기념식에서 ‘전국 최우수 경찰청’에 선정됐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