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관료 경험…정부 예산 분석
아이디어 제공, 정책 아이템 수주…10억원 적자 3억 흑자로 돌려

농림수산식품부 국장 출신인 김성민 소비자TV 대표(52·사진)는 25일 적자였던 케이블 유료방송 채널을 취임 2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킨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소비자TV는 소비자들이 알면 유익한 뉴스와 정보를 전달하는 미디어. 2012년 11월 김 대표가 취임한 그해 매출 4억원, 영업손실 10억원이었는데 올해는 매출 23억원, 영업이익 3억원의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230여개 유료방송 채널 대부분이 힘겹게 살아가는 환경에서 방송업계와 무관한 외부 인사가 적자를 흑자로 전환시킨 것은 드문 일이다.
“자율적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개인별 직무능력을 끌어올렸어요. 직원에게는 이익의 3분의 1을 나눠주기로 약속해 동기를 부여했고요.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프로그램 제작사업 수주량을 늘렸습니다. 네트워크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가 필요로 하는 정책 관련 아이템을 개발해 제시한 거죠.”
취임 직후 그는 대형 방송사처럼 PD, 카메라맨, 아나운서, 기자, 편집기사 등으로 구분돼 있던 비효율적인 조직 운영에 손을 댔다. 전문 기술영역을 제외하고는 한 사람이 PD와 기자, 카메라맨, 편집기사 역할을 겸하면서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라고 주문한 것. 이때 직원 24명 중 12명이 퇴사했다. 여기에 4명을 추가 모집해 현재 16명이다. 직원들은 다른 영역을 스스로 배워 멀티 기능을 갖추게 됐다. 또 각자 스스로 직무분석을 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어디에 투입했고,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 분석하면서 낭비 요인을 줄여나갔다.
“신규 사업을 개발하기 위해 정부 부처 예산안을 철저히 분석하고 신규 정책 등과 관련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면서 관련 프로그램을 싼값에 수주했어요.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면 우리가 방송한 뒤 정부가 홍보에 사용할 수 있도록 되돌려줬죠. 방송사 대부분이 제작 프로그램을 자체 보관하는 것과 차별화한 겁니다.”
각종 정부 인증제도를 소개한 게 대표적이다. 친환경인증제도, 에너지효율등급제도, 식품위생 관련 제도, 식중독 예방 캠페인 등과 관련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방송했다. 그는 또 소비자에게 유익한 정보를 쉽게 모으고 채널 신뢰성도 높이기 위해 30여개 단체와 제휴 및 협약했다.
“소비자 전문 정보의 방송 포털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미국 컨슈머리포트와 제휴하려고 접촉 중입니다. 더 많은 채널에 노출되도록 모든 인터넷TV(IPTV) 등에서도 방송할 계획입니다.”
김 대표는 고려대 농경제학과에 재학 중이던 1984년 행정고시 28회에 합격해 농림부 공무원으로 24년간 일했다. 2008년 말 당시 농림수산식품부 초대 식품산업국장으로 퇴직한 뒤 이듬해 우송대 글로벌한식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오랜 친분이 있는 윤홍근 BBQ 회장의 요청으로 2011년 BBQ 기획총괄 사장을 지내다가 이듬해 소비자TV 대표로 취임해 오너가 됐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