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암살을 다룬 영화 ‘인터뷰’(사진)가 24일(현지시간) 온라인을 통해 전격 공개됐다.

제작사 소니픽처스는 이날 오전 10시(한국시간 25일 오전 3시)부터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에 영화를 상영하기 시작했다. 25일 성탄절에 미국 내 300여개 독립영화관에서 영화를 개봉하기로 결정한 지 하루 만이다. 구글 플레이와 유튜브 무비, 엑스박스 비디오, 별도 사이트(www.seetheinterview.com) 등에서 주문형비디오(VOD) 방식으로 관람할 수 있다. 인터넷 스트리밍은 회당 5.99달러(약 6600원)며, 14.99달러(약 1만6500원)에 내려받을 수 있다.

‘인터뷰’는 김정은을 인터뷰할 기회를 잡은 미국 토크쇼 사회자와 연출자가 미 중앙정보국(CIA)의 암살 지령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코믹하게 그린 영화다.

영화를 본 전문가들은 북한 체제에 파괴력을 가질 수 있는 영화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내용상으로는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다. 전략자문회사 ‘맥라티 어소시에이츠’의 리치 클라인 영화·미디어 디렉터는 “매우 영리하고 정치적으로 영악한 점이 있는 영화”라며 “인터뷰가 불법 복제돼 북한으로 흘러들어 간다면 정권에 진정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평했다. 하지만 미국 ABC방송은 리뷰 기사에서 평점 5점 만점 중 2.5점을 주며 보통밖에 되지 않는 영화라고 평가했다. 지난 12일 인터뷰가 첫 시사회에서 공개된 직후에도 버라이어티와 가디언 등 언론은 ‘섣부른 풍자극’ ‘천박하고 웃기는 코미디’라며 낮은 점수를 줬다.

반면 온라인 관객 사이에는 긍정적인 반응이 우세했다. 유튜브에 영화가 공개된 지 세 시간 만에 1만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다. 영화정보 사이트 IMDB의 평점도 10점 만점에 9.5점을 기록했다. 해외 인터넷 파일 공유 사이트에는 영화 파일이 토렌트 형태로 퍼져 수만명이 내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5일부터 영화를 상영하는 독립영화관에서는 예매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DC 시내 영화관 두 곳에서는 성탄절 당일 표가 일찌감치 매진됐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