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은 기업공개(IPO)의 해였다. 2012년과 2013년 1조원대에 그친 IPO 공모 규모는 4조원을 넘어서 2011년 수준을 회복했다. 금융당국의 상장 활성화 정책 , 제일모직과 삼성SDS의 IP0, 하이일드펀드 공모주 우선 배정 등으로 공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1년 내내 이어졌다. '한경닷컴'은 총결산을 통해 2014년 IPO 시 장을 정리하고, 내년을 전망해 본다. [편집자 주]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은 역대 두번째 규모를 기록하며 성황리에 한 해를 마무리했다. 내년 IPO시장도 대어들의 연이은 상장이 예상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14년 IPO시장은 쿠쿠전자 BGF리테일 등 시가총액 1조원대의 기업이 상장한데다 삼성SDS 제일모직 등 삼성그룹 관련 IPO 대어들이 흥행을 주도했다. 이같은 열기는 2015년에도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4 IPO 총결산③-끝] 식지않는 'IPO 열기'…삼성 바통 잇는 '현대차'

◆'조' 단위 새내기들, 내년에도 줄줄이 대기

올해 IPO시장이 삼성 지배구조 관련주들의 데뷔 무대였다면 내년엔 현대차그룹의 광고계열사인 '이노션'이 그 바통을 이어받는다. 이노션을 시작으로 롯데정보통신과 LIG넥스원, 네이처리퍼블릭,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시가총액 1조원대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노션은 전문가들이 가장 먼저 꼽는 관심주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지분 10%)과 정성이 이노션 고문(40%) 등 오너 일가가 주요 주주로 있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IT 서비스 전문업체인 롯데정보통신은 두번째 대어로 꼽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7.5%)이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롯데건설과 롯데손해보험, 롯데제과 등 롯데그룹 계열사들과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 관계를 맺고 있다. 최대 고객사는 롯데카드다.

방산기업인 LIG넥서스원도 기대주다. LIG그룹과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최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으며, 상장 후 시가총액은 최대 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국내 순수기술로 유도탄에 장착되는 적외선 탐지기를 개발해 주목받았다.

현재까지 유가증권시장 20여개, 코스닥시장은 50여개 기업들이 내년에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신규 기업 상장 활성화가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방법"이라고 직접 밝힌 만큼 내년 IPO시장의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올해 IPO 기업들의 상황이 내년 흥행에 있어 관건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김광옥 한국투자증권 기업금융부 상무는 "전반적인 상장 열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상장했던 기업들의 실적이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실적에 따라 내년 IPO흥행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경준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IPO시장은 자금이 많이 몰리며 흥행을 이어갔지만 코스피지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소외받는 기업들도 꾸준히 나타났다"며 "이 기업들의 상장은 공모 투자자의 수익으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상장활성화 방안 안착 관건"…공기업 상장 주목

한국거래소는 2015년 대기업 계열사와 중견기업, 사모투자펀드(PEF) 투자기업 상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인수합병(M&A) 활성화는 물론 기술평가제도 개선을 통해 '기술평가 상장특례' 제도를 더욱 활성화할 예정이다. 올해 기술특례 상장에 성공한 기업은 아스트와 알테오젠, 단 두 곳이었지만 내년에는 그 수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우수한 기술력과 성장잠재력만 있으면 누구나 상장할 수 있도록 기술평가 기업의 상장 문턱을 낮췄다. 업종제한과 IR의무 등을 폐지하고 자기자본요건도 기존 1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완화했다. 평가절차도 줄였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장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책을 올해 많이 내놨고,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추가적인 안들이 통과된다면 IPO 시장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상장 기업의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공모발행 허용, 반·분기 사업보고서 제출기한 연장 등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정부와 시장은 개정안이 이르면 내년 초에 통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는 공기업들의 상장 추진도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공공기관 정상화 방침으로 정부가 공기업 상장에 적극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마사회, 한국석유공사 등의 상장 가능성이 시장에서 점쳐지고 있다.

한경닷컴 채선희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