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 위에선 '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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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 Joy
루돌프가 말하는 누길 자동차 사고방지 5계명
(1)눈 올 땐 대중교통 (2)스노타이어 필수
(3)2단 기어 출발 (4)브레이크 짧게 두 번
(5)미끄러질 땐 진행 방향
루돌프가 말하는 누길 자동차 사고방지 5계명
(1)눈 올 땐 대중교통 (2)스노타이어 필수
(3)2단 기어 출발 (4)브레이크 짧게 두 번
(5)미끄러질 땐 진행 방향
반갑습니다. 겨울에만 운전을 하는 눈길 주행 전문가, 루돌프입니다. 산타할아버지와 함께 서기 270년 이후 1740여년 동안 눈길, 빙판길을 달렸습니다. 초창기에는 크고 작은 사고들로 선물 배송에 차질을 빚기도 했죠. 이제는 탄탄한 운전 실력을 바탕으로 당일 배송, 안전 배송, 친절 배송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눈에 내리지 않아 매우 수월하게 작업을 마쳤습니다. 오늘은 루돌프가 체득한 눈길 운전 노하우를 공개하고자 합니다. 저의 눈길 안전 운전 5계명만 명심하신다면 더 이상 눈이 두렵지 않을 것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 눈밭 운전은 위험
고백합니다. 저 루돌프도 눈 내릴 땐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선물을 배달합니다. 아무리 안전 운전을 한다 해도 일단 눈이 오면 자동차 사고 위험은 높아집니다. 눈 내릴 땐 되도록 차를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을 권합니다. 극심한 교통체증도 피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입니다.
2. 스노타이어의 힘
눈이 내려도 차를 운전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스노(겨울용)타이어를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겨울철 결빙도로는 일반 노면보다 4~8배가량 더 미끄러워 제동거리가 20~40% 늘어납니다. 특히 얼음 위에 형성되는 얇은 수막(일명 블랙아이스)은 차량의 접지력을 ‘제로(0)’로 만들어 버리죠. 때문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사계절용 타이어는 위험합니다. 기온이 영상 7도 아래로 떨어지면 타이어 고무가 경직되면서 제동력이 약화되기 때문이죠. 말랑말랑한 정구공보다 딱딱한 야구공이 더 굴러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스노타이어는 이 점을 고려해 개발됐습니다. 타이어 고무에 ‘실리카(이산화규소)’라는 소재를 첨가해 낮은 온도에서도 유연성이 유지되도록 한 것이죠. 또 하나는 타이어에 새겨진 트레드 패턴(무늬)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겨울용 타이어는 일반 사계절용 타이어보다 홈이 깊고 넓으며, 잔주름이 많습니다. 깊이 파인 형태는 바퀴가 눈을 찍어가면서 주행하도록 도와줍니다. 마치 눈 내린 산을 오를 때 사용하는 아이젠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죠. 잔주름은 전문 용어로 ‘커프(kerf)’라고 합니다. 주의할 점은 스노타이어가 눈길에 강하도록 설계된 것은 맞지만 안전 운행을 했을 때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또 스노타이어가 없다면 기습 폭설에 대비해 스노체인을, 그것조차 없다면 스프레이체인이라도 준비해야 합니다.
3. 2단 기어로 천천히 출발
눈이 많이 내리거나 빙판길을 달릴 때는 수동이나 자동 모두 1단 기어보다 2단에 놓고 출발하는 것이 낫습니다. 1단 기어는 2단보다 회전력이 강하기 때문에 액셀러레이터에 힘을 조금만 주어도 바퀴가 헛도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4. 브레이크는 짧게 여러번
눈길에서 속도를 줄일 때는 일단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 자연스럽게 감속해야 합니다. 풋 브레이크는 길게 한 번 밟는 것보다 짧게 여러 번 나눠 살짝 밟아야 바퀴가 접지력을 잃지 않습니다. 이렇게 짧게 두어 번 밟는 것을 더블 브레이크라고 합니다.
엔진 브레이크 사용법도 숙지해 두면 좋습니다. 엔진 브레이크는 달리는 속도에 비해 한 단계 낮은 기어를 넣어 주행속도를 낮추는 방법입니다. 내리막길이나 빙판길에서 3~4단으로 달리다 1~2단으로 변속하면 엔진 회전속도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속도가 줄어듭니다. 눈길에서 정차할 때는 풋 브레이크에 앞서 3단에서 2단, 2단에서 1단으로 기어를 변속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답니다.
5. 미끄러진다고 핸들 반대로 돌리면 위험
갑자기 차가 미끄러질 때 당황하면 안됩니다. 당황하지 말라고 해도 당황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당황하지 맙시다. 다음으로는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고 진행하던 방향으로 천천히 스티어링휠을 틀어줘야 합니다. 급격한 핸들링, 브레이킹을 하면 오히려 차가 뱅글뱅글 돌 수 있습니다. 이러면 더 위험합니다. 미끄러지고 있는 쪽으로 스티어링휠을 돌리면 차량의 진행 방향과 차량 바퀴를 일치시킬 수 있습니다. 차량이 도는 것을 막을 수 있죠. 이러면 차는 일정 거리를 미끄러지다가 멈추게 됩니다.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니 꼭 기억해두세요.
눈길, 더욱 빛나는 4륜구동
자동차는 기본적으로 노면과의 마찰을 이용해 달리고, 돌고, 정지합니다. 겨울철 도로는 얼거나 눈이 내리면서 마찰력이 약해지기 쉽습니다. 자동차 업체들은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한 기술을 계속 개발해왔습니다. 4륜구동(네바퀴 굴림·4WD)을 비롯 차체자세제어장치(ESP), 스노 드라이빙 모드 등이 그것입니다.
4륜구동은 말 그대로 네 바퀴에 엔진에서 발생한 힘을 고루 전달합니다. 때문에 앞 또는 뒤쪽 두 바퀴에만 힘을 전달하는 2륜구동(2WD) 자동차보다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나타냅니다. 네 바퀴 모두에 힘을 전달하느라 연료를 상대적으로 많이 소비하는 건 단점이지만 눈길에선 4륜구동만큼 믿음직한 게 없습니다. 자동차 업체들은 4륜구동 기술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아우디의 콰트로시스템이 대표적입니다.
국산 브랜드도 4륜구동 차량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신형 제네시스에 4륜구동 시스템인 H트랙을 적용했습니다. 첫 4륜구동 승용차입니다. 이에 앞서 쌍용차는 대형 세단 체어맨에 4트로닉을 탑재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차체자세제어장치는 말 그대로 차량이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춰주는 시스템입니다. 쉽게 말해 차가 어디로 얼마나 어떻게 가고 있는지 판단해 그것이 정상적인 주행 상태인지를 파악하고 상황에 따라 브레이크와 엔진에 개입합니다.
드라이빙 모드는 운전자가 도로 상태 등 상황에 따라 차의 특성을 바꿔주는 시스템입니다. 드라이빙 모드 중 눈길에 적합한 스노 모드를 갖고 있는 차량이 있습니다. SUV의 명가 지프가 대표적입니다. 지프의 대형 SUV인 올 뉴 체로키에는 스포츠, 샌드·머드(모래·진흙) 모드와 함께 스노 모드가 있습니다. 운전자가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다소 강하게 밟아도 바퀴에 구동력이 보다 부드럽게 전달되도록 조절합니다. 기아차의 대형 세단 K9에도 같은 개념의 스노 모드가 적용돼 있습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1. 눈밭 운전은 위험
고백합니다. 저 루돌프도 눈 내릴 땐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선물을 배달합니다. 아무리 안전 운전을 한다 해도 일단 눈이 오면 자동차 사고 위험은 높아집니다. 눈 내릴 땐 되도록 차를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을 권합니다. 극심한 교통체증도 피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입니다.
2. 스노타이어의 힘
눈이 내려도 차를 운전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스노(겨울용)타이어를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겨울철 결빙도로는 일반 노면보다 4~8배가량 더 미끄러워 제동거리가 20~40% 늘어납니다. 특히 얼음 위에 형성되는 얇은 수막(일명 블랙아이스)은 차량의 접지력을 ‘제로(0)’로 만들어 버리죠. 때문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사계절용 타이어는 위험합니다. 기온이 영상 7도 아래로 떨어지면 타이어 고무가 경직되면서 제동력이 약화되기 때문이죠. 말랑말랑한 정구공보다 딱딱한 야구공이 더 굴러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스노타이어는 이 점을 고려해 개발됐습니다. 타이어 고무에 ‘실리카(이산화규소)’라는 소재를 첨가해 낮은 온도에서도 유연성이 유지되도록 한 것이죠. 또 하나는 타이어에 새겨진 트레드 패턴(무늬)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겨울용 타이어는 일반 사계절용 타이어보다 홈이 깊고 넓으며, 잔주름이 많습니다. 깊이 파인 형태는 바퀴가 눈을 찍어가면서 주행하도록 도와줍니다. 마치 눈 내린 산을 오를 때 사용하는 아이젠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죠. 잔주름은 전문 용어로 ‘커프(kerf)’라고 합니다. 주의할 점은 스노타이어가 눈길에 강하도록 설계된 것은 맞지만 안전 운행을 했을 때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또 스노타이어가 없다면 기습 폭설에 대비해 스노체인을, 그것조차 없다면 스프레이체인이라도 준비해야 합니다.
3. 2단 기어로 천천히 출발
눈이 많이 내리거나 빙판길을 달릴 때는 수동이나 자동 모두 1단 기어보다 2단에 놓고 출발하는 것이 낫습니다. 1단 기어는 2단보다 회전력이 강하기 때문에 액셀러레이터에 힘을 조금만 주어도 바퀴가 헛도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4. 브레이크는 짧게 여러번
눈길에서 속도를 줄일 때는 일단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 자연스럽게 감속해야 합니다. 풋 브레이크는 길게 한 번 밟는 것보다 짧게 여러 번 나눠 살짝 밟아야 바퀴가 접지력을 잃지 않습니다. 이렇게 짧게 두어 번 밟는 것을 더블 브레이크라고 합니다.
엔진 브레이크 사용법도 숙지해 두면 좋습니다. 엔진 브레이크는 달리는 속도에 비해 한 단계 낮은 기어를 넣어 주행속도를 낮추는 방법입니다. 내리막길이나 빙판길에서 3~4단으로 달리다 1~2단으로 변속하면 엔진 회전속도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속도가 줄어듭니다. 눈길에서 정차할 때는 풋 브레이크에 앞서 3단에서 2단, 2단에서 1단으로 기어를 변속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답니다.
5. 미끄러진다고 핸들 반대로 돌리면 위험
갑자기 차가 미끄러질 때 당황하면 안됩니다. 당황하지 말라고 해도 당황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당황하지 맙시다. 다음으로는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고 진행하던 방향으로 천천히 스티어링휠을 틀어줘야 합니다. 급격한 핸들링, 브레이킹을 하면 오히려 차가 뱅글뱅글 돌 수 있습니다. 이러면 더 위험합니다. 미끄러지고 있는 쪽으로 스티어링휠을 돌리면 차량의 진행 방향과 차량 바퀴를 일치시킬 수 있습니다. 차량이 도는 것을 막을 수 있죠. 이러면 차는 일정 거리를 미끄러지다가 멈추게 됩니다.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니 꼭 기억해두세요.
눈길, 더욱 빛나는 4륜구동
자동차는 기본적으로 노면과의 마찰을 이용해 달리고, 돌고, 정지합니다. 겨울철 도로는 얼거나 눈이 내리면서 마찰력이 약해지기 쉽습니다. 자동차 업체들은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한 기술을 계속 개발해왔습니다. 4륜구동(네바퀴 굴림·4WD)을 비롯 차체자세제어장치(ESP), 스노 드라이빙 모드 등이 그것입니다.
4륜구동은 말 그대로 네 바퀴에 엔진에서 발생한 힘을 고루 전달합니다. 때문에 앞 또는 뒤쪽 두 바퀴에만 힘을 전달하는 2륜구동(2WD) 자동차보다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나타냅니다. 네 바퀴 모두에 힘을 전달하느라 연료를 상대적으로 많이 소비하는 건 단점이지만 눈길에선 4륜구동만큼 믿음직한 게 없습니다. 자동차 업체들은 4륜구동 기술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아우디의 콰트로시스템이 대표적입니다.
국산 브랜드도 4륜구동 차량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신형 제네시스에 4륜구동 시스템인 H트랙을 적용했습니다. 첫 4륜구동 승용차입니다. 이에 앞서 쌍용차는 대형 세단 체어맨에 4트로닉을 탑재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차체자세제어장치는 말 그대로 차량이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춰주는 시스템입니다. 쉽게 말해 차가 어디로 얼마나 어떻게 가고 있는지 판단해 그것이 정상적인 주행 상태인지를 파악하고 상황에 따라 브레이크와 엔진에 개입합니다.
드라이빙 모드는 운전자가 도로 상태 등 상황에 따라 차의 특성을 바꿔주는 시스템입니다. 드라이빙 모드 중 눈길에 적합한 스노 모드를 갖고 있는 차량이 있습니다. SUV의 명가 지프가 대표적입니다. 지프의 대형 SUV인 올 뉴 체로키에는 스포츠, 샌드·머드(모래·진흙) 모드와 함께 스노 모드가 있습니다. 운전자가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다소 강하게 밟아도 바퀴에 구동력이 보다 부드럽게 전달되도록 조절합니다. 기아차의 대형 세단 K9에도 같은 개념의 스노 모드가 적용돼 있습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