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리쌍의 빌딩. 리쌍의 두 멤버(개리, 길)는 이 빌딩을 공동명의로 소유했으며 각각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빌딩은 가로수길의 이면도로에 위치해 있으며 세로수길로 불리는 도산대로 11길과 강남대로 152길의 교차하는 모퉁이에 자리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리쌍의 빌딩. 리쌍의 두 멤버(개리, 길)는 이 빌딩을 공동명의로 소유했으며 각각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빌딩은 가로수길의 이면도로에 위치해 있으며 세로수길로 불리는 도산대로 11길과 강남대로 152길의 교차하는 모퉁이에 자리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길과 개리 절반씩 2012년 53억에 구입, 리모델링 후 66~67억 추정

그룹 ‘리쌍’의 멤버 길(36)과 개리(36)는 강남구 신사동에 공동명의로 빌딩 한 채를 소유했다.

빌딩은 ‘가로수길’의 이면도로인 강남대로 152길과 도산대로 11길이 교차하는 모퉁이에 자리하고 있다. 도산대로 11길의 경우 ‘세로수길’이라는 별도의 명칭을 갖고 있는 상권 밀집 구역이기도 하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리쌍’은 2012년 3월 53억원에 이 건물을 매입했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이 건물은 대지면적 약 197㎡(약 60평)이며 연면적은 약 479㎡(약 145평)이다.

빌딩전문가 이승진 원빌딩 팀장은 “주변 시세를 따져보면 리쌍 빌딩의 시세는 약 65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여기에 매입 후 리모델링 비용까지 감안하면 1억~2억원 가량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리쌍’ 빌딩의 시세는 약 66억~67억원 사이로 추정됐다.

이 팀장에 의하면 ‘리쌍’ 빌딩의 가격은 3.3㎡(약 1평)당 1억1000만원대에 이르렀다. ‘리쌍’은 지난 2012년 3월 이 건물을 매입했고 만 3년도 안 돼 13억~14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건물을 구매한 후 2012년 5월 개리는 이 빌딩을 담보로 하고 자신 명의로 은행권으로부터 자금을 빌렸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채권최고액은 45억6000만원이다. 통상 채권 최고액을 130%로 설정하는 관례를 적용하면 개리는 약 35억원을 빌렸을 것으로 추정됐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리쌍’이 이 자금을 건물매입에 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리쌍’은 3월에 매매 계약서를 쓰고, 5월에 건물 등기를 완료됐다”며 “5월 등기를 접수할 당시 근저당 설정도 함께 기록됐다. ‘리쌍’이 3월에 매매 계약금을 내고 그 이후 개리가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려 나머지 금액을 충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세입자와 갈등에 ‘갑질 논란’ 구설수…결국 법정공방 가기도 ‘억울함 호소’

‘리쌍’ 건물은 지난해 5월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리쌍’이 구매하기 전인 2010년 10월부터 이 건물 1층에서 막창집을 운영해 온 서 모씨와의 법정 공방이 벌어졌기 때문이었다.

‘리쌍’은 지난 2012년 3월 건물을 취득한 후 서씨에게 “가게를 비워 달라”고 요구했고 서씨는 이전 건물주로부터 구두로 5년간 임대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서씨는 만약 자신이 가게를 비우고 나가려면 리쌍이 자신에게 보증금, 시설 투자금, 개업 비용 등 명목으로 자신에게 3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측의 시비는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고 이 소식이 전해지자 ‘리쌍’은 소위 ‘갑의 횡포’ 논란에 시달리게 됐다. ‘리쌍’이 세입자의 권익 보호 없이 무작정 내 쫓는 악덕 건물주로 비쳐줬기 때문이다.

당시 ‘리쌍’은 세입자 서씨와 동종업종인 막창집을 자신들도 운영하고 있었다. 막창집은 건국대학교 인근에 자리하고 있으며 ‘리쌍’이 이 건물을 매입하기 전부터 다른 건물에서 운영해 왔다. 이런 사실들로 인해 세간에서는 ‘리쌍’이 자신의 건물에서 막창집을 운영하는 서씨를 내 쫓고 그 자리에 자신들이 운영하는 막창집을 열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면서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리쌍 건물 소송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은 “서씨가 이전 건물주와 작성한 계약서 상 임대계약은 2년에 불과하다”며 ‘리쌍’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이전 건물주와의 구두계약은 법적인 효력이 없는 만큼 ‘리쌍’이 법적으로 구두계약 부분을 승계할만한 이유가 없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 당시 서씨는 “법에서 임차인을 보호하는 5년간의 기간을 도의적으로 적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현행 임대차보호법상 임차인을 보호하는 기간인 5년에 해당하는 기준은 환산 보증금이 3억원 이하에서만 가능하다. 환산보증금 3억4000만원이던 서씨는 5년간의 보호기간을 적용 받지 못했다.

법원은 서씨와 ‘리쌍’ 양측에게 화해권고를 했지만 서씨가 이를 거부하며 화해권고이의신청을 하며 법정공방은 길어지게 됐다.

사태가 악화되자 당시 ‘리쌍’은 자신의 SNS를 통해 ‘갑질’ 논란은 사실과 다르다며 해명 글을 올렸다. 당시 길은 “임차인과 계약연장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것은 사실이다”며 “다만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었고 (상황이 악화돼) 어쩔 수 없이 법정까지 가게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길은 “서씨로 인해 우리는 욕심 많은 이상한 사람들이 됐다. 하지만 허위사실유포나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생각은 없다”며 “다만 정확한 사실을 알리고자 글을 썼으며 모든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개리 역시 “대충 쓴 글 한 줄에 나는 개○끼가 됐다”며 “20년 동안 양보만 하고 살아온 날들이 무의미하게 느껴진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같은 글들이 올라오자 누리꾼들은 ‘유명가수의 갑질’이냐 ‘세입자의 억지횡포’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장기화될 것으로 보였던 ‘리쌍’과 서씨의 갈등은 지난해 8월 마무리됐다. 리쌍 측이 보증금 등의 명목으로 1억8000만원을 서씨에게 지급했고 서씨는 1층 대신 지하에서 영업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서씨’의 가게가 있던 1층 자리는 ‘리쌍’이 운영하는 주점 ‘쌍 포차센타’로 바뀌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