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미술 경매시장 '온기'가 화랑가로 번질듯
이왈종·박서보·中 아이웨이웨이 등 개인전 이어져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은 “문화체육관광부가 2018년까지 미술시장을 연 6300억원 규모로 대폭 확대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만큼 국내외에서 저평가받던 한국 작품이 새해에는 재조명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중섭 이왈종 등 스타 총출동
서울 인사동 청담동 북촌 등에서 새해 화단을 수놓을 작가는 아이웨이웨이, 빌 비올라, 장 미셸 오토니엘, 트레이시 에민, 탈루 등 외국 작가를 비롯해 이중섭 백남준 박서보 하종현 이왈종 오치균 사석원 황재형 김정수 전준엽 지석철 안윤모 도문희 씨 등 200여명에 이른다.
국내 최대 화랑인 갤러리 현대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춘 중견·원로·작고 작가 중심의 선별적인 기획전을 구상 중이다. 첫 전시로 내년 1월6일부터 2월22일까지 ‘이중섭의 사랑, 가족’이라는 주제의 전시회를 연다. 관람객 10만명을 목표로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소장된 은지화 3점과 가족에게 보낸 미공개 편지화 20여점을 내보일 예정이다. 3월에는 45주년 기념전으로 한국추상화전을 열고 김환기 정상화 등의 작품 50여점을 건다. 상반기에는 백남준 윤중식 문학진 노은님 도윤희 진기종, 하반기에는 중국 설치작가 아이웨이웨이와 이왈종의 개인전을 준비 중이다. 국제갤러리는 내년에 해외 인기 작가들의 작품과 단색화에 매기가 붙을 것으로 보고 비디오아티스트 빌 비올라(3월), 하종현·박서보(7~8월), 장 미셸 오토니엘(10월), 트레이시 에민(12월)으로 승부를 걸 방침이다.
노화랑 역시 신진 작가보다는 인기 작가들의 기획전에 역점을 두고 전시 계획을 짜고 있다. 3월에 ‘묘법의 화가’ 박서보 드로잉전, 5월에 ‘명품 컬렉션-작은 그림 큰 마음’전, 5월에 박훈성 개인전, 9월 조각가 고정수, 10월 지석철, 11월 오치균 파스텔화전을 차례로 열 예정이다.
저평가된 인기 작가 발굴에 적극적인 가나아트갤러리는 4월 중순 사석원 씨의 개인전을, 10월에 황재형 씨의 개인전을 열 계획이다. 학고재 갤러리는 내달 초 백남준 작품전을 시작으로 4월엔 서용선 개인전을 준비 중이다.
선화랑도 그림시장이 예년보다는 다소 활기를 띨 것이란 판단에 따라 ‘진달래 화가’ 김정수(4월), 박현웅(5월), 윤영자·김성호 씨(6월) 개인전을 기획했다. 또 신표현주의 화가 문형태(9월), 정물화가 구자동 씨(11월) 등의 개인전으로 컬렉터들을 맞을 예정이다.
아라리오는 한성필과 인도 작가 탈루, 필리핀 민중화가 레슬리 드 차베스의 개인전을 차례로 열고, 청작화랑은 오용길 박은숙 씨의 개인전을 추진한다. 청화랑은 안윤모, 박영덕 화랑은 최욱, 호감갤러리는 전준엽 씨의 개인전을 각각 준비하고 있다.
◆단색화 등 저평가된 작품에 매기
내년에는 미국 유럽 홍콩 등 해외 미술시장에 비해 국내 미술시장의 지속적인 둔화로 저평가된 미술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김환기 이중섭 이우환 이왈종 박서보 등 단색화 작가 등에 대한 국내외 컬렉터의 관심도 커질 전망이다. 김영석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이사장은 “내년에는 미술시장이 ‘횡보세’에서 벗어나 다소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그동안 작품값이 조정을 받은 중견·원로·작고 작가들의 작품을 컬렉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