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프랑스 감성 입은 고급 세단…더 부드럽고 더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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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초 한국 상륙한'뉴 푸조 508'
![[시승기] 프랑스 감성 입은 고급 세단…더 부드럽고 더 조용해졌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412/AA.9438134.1.jpg)
‘뉴 푸조 508’은 4년 만에 나온 부분변경 모델이다. 모양이 확 바뀌었다. 이전 모델에 비해 차체 길이가 40㎜ 늘어났다. 반대로 넓이와 높이는 각각 20㎜, 5㎜ 줄었다. 보닛에 있던 곡선도 많이 정리됐다.
푸조 로고도 보닛에서 그릴 쪽으로 이동했다. 사람으로 치면 미인 얼굴의 포인트인 점이 이마에서 코 쪽으로 옮겨간 셈이다. 그러면서 눈에 해당하는 헤드램프는 모두 LED로 갈아탔다. 전체적으로 일반적인 자동차 디자인의 대세를 따르며 한결 인상이 시원하고 부드러워졌다.
외모뿐 아니라 기능에서도 세계적인 흐름에 동참했다. “프랑스만의 고집을 꺾어야 더 성공할 수 있다”는 프랑스 자동차업계의 반성이 뉴 푸조 508에도 반영됐다고나 할까. 무엇보다 소음 부분이 그렇다.
시승한 2.0 디젤(2.0 HDi 알뤼르) 모델은 다른 푸조 차에 비해 정숙하다. ‘자동차에서 기계음이 들리는 게 당연하다’는 프랑스인들의 관용을 거부하고 ‘조용한 게 좋다’는 보편적 정서를 수용한 결과다. ‘연비만 좋으면 되지’라는 과욕을 버리고 운전 재미를 더하려 애썼다. 푸조의 꼬리표와도 같은 변속 충격을 완전히 없애고 200㎞까지 답답함 없이 올라가는 게 대표적인 예다. 빗길 속 제동도 깔끔했다. 언덕길이나 곡선코스에선 푸조의 장점인 부드러운 핸들링을 한껏 느낄 수 있다. 2L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어우러진 주행 성능은 독일 차에 전혀 뒤질 게 없다.
가격은 착하다. 동급의 독일차들은 6000만원 안팎이지만 뉴 푸조 508은 3990만원에서부터 시작한다. 시승한 2.0모델은 4490만원이다. 연비에선 푸조의 강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1.6디젤이 18.4㎞이고 2.0디젤이 14.8㎞다. 2.0디젤로 고속도로를 정속주행(크루즈)하면 L당 연비가 20㎞ 이상 나온다.
모든 유럽 자동차 업체가 그렇듯 푸조의 주력 시장은 유럽과 중국이다. 508을 중국에 가장 먼저 내놓는 게 당연하지만 푸조는 중국에 앞서 한국행을 택했다. 때마침 푸조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2008이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508도 2008처럼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의 검증을 거쳐 중국 시장에서 성공해 글로벌 고급 세단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