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業, 불황이라기보다 거품 빠지는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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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컨설팅업계 떠나는 이원준 액센츄어 亞太지역 총괄대표
컨설턴트들 경력관리 치중…전문분야 연구 집중 덜해
인턴십 제도 늘리고 학위 우선 풍토 바꿔야
액센츄어에서만 20년 근무…후회없이 떠날 수 있어 행복
컨설턴트들 경력관리 치중…전문분야 연구 집중 덜해
인턴십 제도 늘리고 학위 우선 풍토 바꿔야
액센츄어에서만 20년 근무…후회없이 떠날 수 있어 행복
이원준 액센츄어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대표(53·사진)가 20년간 몸담았던 글로벌 컨설팅회사 액센츄어에서 다음달 5일 퇴직한다.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호텔에서 만난 그는 “컨설턴트 업계에서 은퇴하는 것”이라며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을 꼭 실천하고 싶었고 후회 없이 떠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컨설턴트 경력의 마지막을 액센츄어 아태지역 총괄대표로서 자동차·중공업·기간산업·운송·물류·여행서비스 부문을 이끈 그는 한국인 첫 글로벌 컨설팅사 해외 임원을 지낸 베테랑이다. 이 대표는 “중국과 일본에 밀릴 수밖에 없는 한국에서 임원급 컨설턴트가 나올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게 자랑스럽다”며 “앞으로 더 많은 후배들이 활약해 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 대표가 처음부터 컨설팅 분야에 관심이 있던 건 아니었다. 미국 링컨대 경영학과를 거쳐 KAIST 경영공학 석사를 받은 그는 1985년 한국IBM에 입사했다가 1995년 액센츄어로 이직하며 본격적인 컨설턴트 생활을 시작했다. 이직이 잦은 다른 컨설턴트들과 달리 액센츄어에서만 20년간 근무했다. “단일 회사 안에서 다양한 업무를 접할 수 있었기에 굳이 이직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고 그는 전했다.
최근 국내 컨설팅 시장에 대해선 “불황이라기보단 거품이 빠지는 단계라고 보는 게 더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컨설턴트들은 전문 분야를 정해 더 깊이 연구해야 하고, 컨설팅을 받는 기업들은 조언받은 내용을 실천하는 노력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컨설팅업계 체질 개선을 위해선 인턴십 제도 강화, 학위만을 우선시하는 풍토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컨설턴트는 수많은 업종의 기업과 마주하기 때문에 경제 또는 경영학 전공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며 “인턴십 기회를 늘려 정말 재능이 있고, 하고 싶은 사람이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컨설턴트들이 업종 분석보다 경력 관리에 치중하는 것은 문제”라며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이 컨설턴트 말은 들을 만하다’는 믿음을 주는 컨설턴트가 국내에서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 진출 때 유념해야 할 점으로 세계화와 국제화의 구분을 꼽았다. 그는 “세계화엔 현지화의 개념이 포함돼 있지만 국제화엔 기업 규모를 키워 국내 구조 그대로 해외에 나간다는 의미만 들어 있다”며 “아직까지 국제화 단계에만 머물러 있는 기업이 많다”고 말했다. “진정한 세계화를 위해선 지역 전문가 양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해외 진출을 원하는 컨설턴트들에게는 “전 세계를 클라이언트(고객)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프로젝트 성과와 담당 분야 보고서를 적극적으로 다른 컨설턴트들과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며 “틈나는 대로 세계 각국의 문화와 역사, 주요 업종에 대해 공부해 둬야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퇴직 후 계획에 대해 “6개월 정도는 싱가포르에서 가족들과 함께 지내면서 쉬겠다”며 “그 후 나만의 사업을 하고 싶은데 아직 구체적이진 않다”고 전했다. 그는 “컨설팅업계로 돌아갈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컨설턴트 경력의 마지막을 액센츄어 아태지역 총괄대표로서 자동차·중공업·기간산업·운송·물류·여행서비스 부문을 이끈 그는 한국인 첫 글로벌 컨설팅사 해외 임원을 지낸 베테랑이다. 이 대표는 “중국과 일본에 밀릴 수밖에 없는 한국에서 임원급 컨설턴트가 나올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게 자랑스럽다”며 “앞으로 더 많은 후배들이 활약해 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 대표가 처음부터 컨설팅 분야에 관심이 있던 건 아니었다. 미국 링컨대 경영학과를 거쳐 KAIST 경영공학 석사를 받은 그는 1985년 한국IBM에 입사했다가 1995년 액센츄어로 이직하며 본격적인 컨설턴트 생활을 시작했다. 이직이 잦은 다른 컨설턴트들과 달리 액센츄어에서만 20년간 근무했다. “단일 회사 안에서 다양한 업무를 접할 수 있었기에 굳이 이직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고 그는 전했다.
최근 국내 컨설팅 시장에 대해선 “불황이라기보단 거품이 빠지는 단계라고 보는 게 더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컨설턴트들은 전문 분야를 정해 더 깊이 연구해야 하고, 컨설팅을 받는 기업들은 조언받은 내용을 실천하는 노력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컨설팅업계 체질 개선을 위해선 인턴십 제도 강화, 학위만을 우선시하는 풍토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컨설턴트는 수많은 업종의 기업과 마주하기 때문에 경제 또는 경영학 전공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며 “인턴십 기회를 늘려 정말 재능이 있고, 하고 싶은 사람이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컨설턴트들이 업종 분석보다 경력 관리에 치중하는 것은 문제”라며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이 컨설턴트 말은 들을 만하다’는 믿음을 주는 컨설턴트가 국내에서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 진출 때 유념해야 할 점으로 세계화와 국제화의 구분을 꼽았다. 그는 “세계화엔 현지화의 개념이 포함돼 있지만 국제화엔 기업 규모를 키워 국내 구조 그대로 해외에 나간다는 의미만 들어 있다”며 “아직까지 국제화 단계에만 머물러 있는 기업이 많다”고 말했다. “진정한 세계화를 위해선 지역 전문가 양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해외 진출을 원하는 컨설턴트들에게는 “전 세계를 클라이언트(고객)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프로젝트 성과와 담당 분야 보고서를 적극적으로 다른 컨설턴트들과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며 “틈나는 대로 세계 각국의 문화와 역사, 주요 업종에 대해 공부해 둬야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퇴직 후 계획에 대해 “6개월 정도는 싱가포르에서 가족들과 함께 지내면서 쉬겠다”며 “그 후 나만의 사업을 하고 싶은데 아직 구체적이진 않다”고 전했다. 그는 “컨설팅업계로 돌아갈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