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제일모직 등 삼성그룹 계열사의 상장이 마무리되자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올 4~6월 설정된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가 공모주를 편입, 평균 12~13%의 수익을 낸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섰기 때문이다. 판매를 중단했던 공모형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 2종은 다시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노션, 제주항공 등의 상장이 예정돼 있어 신규 투자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이노션·제주항공·에어부산 상장 대기…새해도 설레는 공모株 하이일드펀드
○1주일간 565억원 환매

29일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 공모형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 5종에서 총 565억원이 순유출됐다. 5800억원이 넘었던 공모형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 규모가 5238억원으로 줄었다.

환매는 올 4~6월 설정된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에 집중되고 있다. 이들 펀드는 삼성SDS, 제일모직 등에 투자해 설정 이후 12~13%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설정 후 3개월이 지났기 때문에 수익의 70%에 달하는 환매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4월21일 설정돼 현재까지 13.48%의 수익률을 올린 ‘흥국분리과세하이일드’에선 1주일 동안 515억원이 순유출됐다.

○펀드 2종, 판매 재개

펀드 규모가 줄자 흥국자산운용의 공모형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 2종이 최근 투자자를 다시 받기 시작했다. 이들 펀드는 수익률 관리와 신용등급 ‘BBB+’ 이하 채권 물량 부족을 이유로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 전부터 신규 투자를 제한했다. 흥국자산운용 관계자는 “펀드 자산의 30% 이상을 의무적으로 비우량 채권으로 구성해야 하는데, 더 투자할 만한 비우량 채권이 많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신규 투자자를 받지 않았던 것”이라며 “펀드 규모가 줄었기 때문에 지난주부터 신규 투자자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공모주 시장도 기대해볼 만해

전문가들은 내년 공모주 시장을 긍정적으로 본다면 공모주 10% 우선배정 효과가 검증된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에 가입할 만하다고 전망했다. 일반 공모주펀드의 최근 한 달 평균 수익률은 0.76%지만 공모형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는 같은 기간 4.8~6.4%의 수익률을 거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내년엔 현대자동차그룹의 광고 계열사인 이노션과 우량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 에어부산 등이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모 직전에 투자자가 몰리면 펀드 판매가 중단될 수 있는 만큼 미리 가입하는 게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리과세 혜택이 2016년 말까지 연장되고 내년 1월30일부턴 신용등급 ‘A3+’ 이하 전자단기사채에 투자할 수 있게 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를 운용 중인 KTB자산운용의 관계자는 “투자 대상 채권의 범위가 늘어난 만큼 운용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