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호 울산대 교수 "한계 직면한 울산경제, 노동개혁 시급하다"
“기술혁신에 바탕을 둔 기업에 우호적인 여건을 하루빨리 조성해야 공업화의 중심도시로서 울산이 50여년간 누려온 고도성장의 끈을 놓치지 않게 될 것입니다.”

조재호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사진)는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울산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추세적으로 낮아지면서 고도성장의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최근 한국은행 울산본부에서 열린 경제세미나에서 ‘울산 경제의 현 주소와 전망’이란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이 논문에서 울산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3~4%대에 이르던 것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부터 2%대까지 급격히 추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3% 중·후반인 한국의 잠재성장률보다도 오히려 낮다. 조 교수는 “울산 경제가 이렇게 무기력해진 데는 노동, 자본, 요소 생산성 등 잠재성장률 구성 요소 전반에 성장 지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기술혁신을 통해 고비용 저효율의 산업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울산 경제의 퇴보는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노동시장의 개혁을 강력히 주문했다. 저출산 고령화 등에 따라 노동인구 감소와 주간 연속 2교대 등으로 근로시간이 단축돼 양적 노동 투입에 의한 성장효과가 상당 부분 축소됐다는 분석이다.

이를 보완하려면 결국 생산성 향상과 기술혁신, 노동시장 내부의 이중구조 개선 등 노동시장의 질적 개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조 교수는 “미국발 저유가로 중장기적으로는 울산 경제에 비용 절감과 교역 확대 등 긍정적인 경제후생 효과가 기대되고 있지만 기술혁신을 통해 고부가, 고기능성 등으로 차별화하지 못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조 교수는 “과거 50년간 울산 경제는 단순 자본과 노동, 요소 생산성이 주도했다면 향후 50년은 혁신이 주도하는 선진국형 산업구조로 재편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이런 거대 흐름에 발맞춰 창의적 생산성을 높여간다면 울산은 세계적인 산업도시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