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전단을 배포하는 과정에서 ‘지역 업종 시간에 따라 전단이 없어지는 속도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사소한 발견을 놓치지 않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어냈다. 전단은 물론 현수막, LED(발광다이오드) 전광판, 차량 등을 활용한 홍보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홍보대행사 애드코리아를 키웠다. 현재 전국에 25개 지점을 두고 있다.
◆아이디어로 틈새시장 개척
중소기업청은 소상공인과 점포의 성공 사례를 담은 ‘작은 영웅들의 성장스토리’ 책자를 30일 내놓았다. 이 책자에는 이 대표의 이야기를 포함한 38건의 성공 스토리가 들어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전국 58개 지역센터와 15개 사업 담당부서를 통해 발굴한 132건의 성공 사례 가운데 전문가들에게 자문해 38건을 최종 선정했다.
중기청은 이들 소상공인이 성공한 비결로 △사소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로 틈새시장 개척 △명확한 타깃 설정을 통한 맞춤 서비스 제공 △원칙 고수를 통한 브랜드 각인 등을 꼽았다.
틈새시장을 개척한 사례로 꼽힌 독서컨설팅학원 리딩엠(대표 황종일)은 도서 선택과 이력 관리, 현재 독서 분야와 분량 등을 진단하는 ‘독서이력지수(RQ)’를 개발했다. 리딩엠은 이를 통해 여러 대안을 제시하는 ‘독서 종합관리시스템’ 서비스를 제공했다. 비슷한 다른 학원들이 하지 않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지난해 3억9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솔라플러스(대표 신대섭)는 ‘태양광 패널 청소’ 분야에 뛰어들었다. 에너지컨설팅 업체에서 일했던 신 대표는 태양광 패널은 야외에 설치하기 때문에 먼지, 조류 분비물, 폭설 등에 노출돼 오염에 취약하고 광투과율이 낮아져 발전 효율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발전 효율을 높이는 청소 대행 서비스를 시작했다. 창업한 지 2년 만에 삼성 포스코 GS 등 대기업과 관공서를 대상으로 월 매출 4000만원을 올리고 있다.
◆고객 타깃 정해 맞춤서비스
부산에 있는 아웃닭(Outdark)을 운영하는 김성한 대표는 20대 초반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젊은 층을 타깃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치킨집을 시작했다. 배달하지 않는 대신 매장 분위기를 패밀리 레스토랑처럼 바꿨다. 음식 서빙하는 사람과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을 젊은 사람들로 고용했다. 현재 16개 가맹점을 열었다.
전남 여수에 있는 자산어보(대표 김경수)는 여성을 목표 고객으로 정하고 가격에 초점을 맞췄다. 여성 고객들이 모임을 할 때 1만원을 회비로 낸다는 것에 착안해 ‘1인당 만원의 밥상’을 제공했다. 지난해 매출은 13억원이었다.
인천 유진마트(대표 이인규)는 주변에 독신 남성이 많이 사는 지역 특성을 반영해 반찬을 만들어 팔거나 외국인에게 환전 서비스를 제공, 매출을 20%가량 늘렸다.
◆브랜드화와 원칙 고수
동해시장에 있는 대풍수산(대표 김성란)은 ‘꽃발문어’라는 이름을 얻은 뒤 동해시장의 명소가 됐다. 대풍수산은 2011년 당시 시장경영진흥원(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지원하는 ‘전통시장 명품 브랜드 사업’에 선정돼 ‘꽃무늬를 수놓은 발’처럼 생긴 문어라고 붙여진 이름인 ‘꽃발문어’ 브랜드를 독자적으로 사용했다. 뒤집어서 포장해놓은 문어 모습이 꽃다발을 연상하게 해 결혼 등 축하 선물로 많이 팔렸다. 매출이 2010년 2억5400만원에서 2012년 6억7800만원으로 늘었다.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 있는 선미옥(대표 김광준)은 점심시간이면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장사가 잘되지만 ‘하루에 120그릇만 판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김 대표가 원칙을 고집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많이 만들면 ‘지금의 맛’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칼국수 육수를 내는 것부터 면 만드는 것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하다 보니 많은 양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