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롯데, 2% 부족한 안전 매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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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은 지식사회부 기자 soul@hankyung.com
잇단 사고로 곤욕을 치르는 제2롯데월드가 ‘응급신고 불감증’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일어난 두 차례의 인명사고 때 롯데 측에서 119 안전신고센터에 신고하지 않은 것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발단은 지난달 16일 제2롯데월드몰 8층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김모씨의 추락사고다. 롯데는 사고 직후 김씨를 지정 병원인 서울병원으로 이송하려다 그곳에서 중증외상수술을 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듣고 아산병원으로 옮겼다. 아산병원에 도착했을 때 김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119대원들은 없었다. 신고하지 않은 탓이다.
이 문제는 지난 23일 열린 국회 안전혁신특별위원회에서도 지적됐다. 당시 김명연 새누리당 의원은 “사고 당시 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서울병원에서 구급차를 불렀다”며 “처음부터 119에 신고해 아산병원으로 갔다면 부상자를 살릴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신정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사고가 났을 때 지정 병원으로 연락하라고 롯데가 교육했다는 증언이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 고위 관계자는 “사고 발생시 119에도 신고해야 한다는 매뉴얼은 있었지만, 현장에서 당황한 나머지 지정 병원에만 연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난 27일 벌어진 출입문 파손 사건 때도 롯데는 또다시 지정 병원에만 연락했다. 이날 오후 6시께 제2롯데월드의 북쪽 출입문이 떨어져 나가면서 지나가던 행인 정모씨를 덮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때도 롯데 측의 119 신고는 없었다. 롯데 관계자는 “부상 정도가 경미해 119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롯데 측의 사고 처리가 또 도마에 올랐다. 안일하게 대처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2009년 착공한 이후 제2롯데월드에서는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6월 거푸집이 무너지면서 근로자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한 것을 포함해 인명피해만도 10명이 넘는다. 사고가 날 때마다 롯데는 사과도 여러 번 했다. 이런저런 변명과 해명보다 위기 상황에서 적절하게 행동할 수 있는 매뉴얼을 갖추는 게 시급하다. 그것이 60년 가까이 쌓아온 롯데그룹의 신뢰를 지키는 길이다.
윤희은 지식사회부 기자 soul@hankyung.com
발단은 지난달 16일 제2롯데월드몰 8층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김모씨의 추락사고다. 롯데는 사고 직후 김씨를 지정 병원인 서울병원으로 이송하려다 그곳에서 중증외상수술을 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듣고 아산병원으로 옮겼다. 아산병원에 도착했을 때 김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119대원들은 없었다. 신고하지 않은 탓이다.
이 문제는 지난 23일 열린 국회 안전혁신특별위원회에서도 지적됐다. 당시 김명연 새누리당 의원은 “사고 당시 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서울병원에서 구급차를 불렀다”며 “처음부터 119에 신고해 아산병원으로 갔다면 부상자를 살릴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신정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사고가 났을 때 지정 병원으로 연락하라고 롯데가 교육했다는 증언이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 고위 관계자는 “사고 발생시 119에도 신고해야 한다는 매뉴얼은 있었지만, 현장에서 당황한 나머지 지정 병원에만 연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난 27일 벌어진 출입문 파손 사건 때도 롯데는 또다시 지정 병원에만 연락했다. 이날 오후 6시께 제2롯데월드의 북쪽 출입문이 떨어져 나가면서 지나가던 행인 정모씨를 덮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때도 롯데 측의 119 신고는 없었다. 롯데 관계자는 “부상 정도가 경미해 119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롯데 측의 사고 처리가 또 도마에 올랐다. 안일하게 대처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2009년 착공한 이후 제2롯데월드에서는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6월 거푸집이 무너지면서 근로자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한 것을 포함해 인명피해만도 10명이 넘는다. 사고가 날 때마다 롯데는 사과도 여러 번 했다. 이런저런 변명과 해명보다 위기 상황에서 적절하게 행동할 수 있는 매뉴얼을 갖추는 게 시급하다. 그것이 60년 가까이 쌓아온 롯데그룹의 신뢰를 지키는 길이다.
윤희은 지식사회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