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쇼크·환율 전쟁에 코스피 '후진'…제일모직 상장·중소형 스타株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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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14 증시
中 50% 오를때 한국 -4% 뒷걸음
엔低·强달러도 외국인 이탈 불러
의류OEM 수출사 국동 473% 상승
두 배 이상 오른 종목 119개
中 50% 오를때 한국 -4% 뒷걸음
엔低·强달러도 외국인 이탈 불러
의류OEM 수출사 국동 473% 상승
두 배 이상 오른 종목 119개
주식 투자자에게 2014년은 씁쓸한 해다. 중국 일본 미국 유럽 증시가 일제히 올랐지만 코스피지수는 4% 이상 뒷걸음질쳤기 때문이다. 호재에는 조금 오르고, 악재에는 크게 떨어지는 ‘약세 패턴’이 1년 내내 반복된 결과다. 상장사의 실적이 부진했고 환율도 증시에 우호적이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총평이다.
암(暗): 실적과 환율에 발목
코스피지수는 30일 전날보다 0.64% 하락한 1915.59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순매도에 나서며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내년 초에도 뾰족한 반등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단기 전망이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올 한 해로 범위를 넓혀도 코스피지수의 성적표는 신통치 않다. 올해 지수 하락폭은 4.76%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한 해 동안 50%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도 지난 한 해 동안 4~9%가량 상승했다.
국내 증시의 아킬레스건은 상장사들의 실적이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32% 줄었다. 순이익 감소폭도 12.62%에 달했다. 삼성전자, 현대차를 포함한 대형 수출주들이 일제히 ‘실적 함정’에 빠지면서 시장 전체의 매력이 반감됐다는 분석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아직 집계 중인 4분기 실적에도 큰 기대를 걸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엔화 약세와 달러화 강세도 증시에 독(毒)이었다. 엔화 약세는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 관계에 있는 국내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을 약화시켰다. 달러화 강세는 수급을 꼬이게 만들었다. 달러 대비 원화의 지속적인 약세를 점친 외국인들이 환차손을 우려해 국내 주식을 외면했다는 해석이다.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에 불리한 악재도 유독 많았다. 지난 1월에는 중국 그림자금융 논란, 아르헨티나 페소화 급락 등이 증시의 이슈였다. 이 시기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6000억원어치 안팎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피지수도 3.49% 떨어졌다.
우크라이나 분쟁이 있었던 3월(외국인 순매도액 1조1000억원), 홍콩 반정부 시위가 불거진 9월(6000억원),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이 공식적으로 끝난 10월(2조원)에도 신흥국발(發) 악재가 외국인 순매도와 지수 하락으로 이어지는 패턴이 반복됐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해외 악재가 터질 때마다 경쟁국에 비해 증시 체력이 약한 한국에서부터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다”고 해석했다.
명(明): 신규 상장사, 중소형주 약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대목도 있다. 소폭이긴 하지만 시가총액이 늘었다. 30일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1192조원으로 1185조원이었던 지난해보다 7조원가량 늘었다. 삼성SDS, 제일모직 등 대형 비상장사들이 잇따라 증시에 입성한 효과다. 2012년과 2013년 1조원대에 그친 기업공개(IPO) 공모 규모는 올해 4조원을 넘어섰다. 2011년에 이어 두 번째 기록이다.
화장품, 건설자재,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등 일부 업종의 중소형주들이 일제히 약진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스타 중소형주들의 잇따른 등장으로 증시 생태계가 한층 다양해졌다는 해석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주가가 두 배 이상 오른 종목은 유가증권시장 43개, 코스닥시장 76개로 집계됐다. 두 시장을 합해 지난해 51개에 그쳤던 ‘수익률 100% 이상’ 종목이 119개로 늘어난 것이다. 의류 OEM 수출업체인 국동이 473%의 상승률로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오른 종목으로 꼽혔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암(暗): 실적과 환율에 발목
코스피지수는 30일 전날보다 0.64% 하락한 1915.59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순매도에 나서며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내년 초에도 뾰족한 반등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단기 전망이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올 한 해로 범위를 넓혀도 코스피지수의 성적표는 신통치 않다. 올해 지수 하락폭은 4.76%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한 해 동안 50%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도 지난 한 해 동안 4~9%가량 상승했다.
국내 증시의 아킬레스건은 상장사들의 실적이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32% 줄었다. 순이익 감소폭도 12.62%에 달했다. 삼성전자, 현대차를 포함한 대형 수출주들이 일제히 ‘실적 함정’에 빠지면서 시장 전체의 매력이 반감됐다는 분석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아직 집계 중인 4분기 실적에도 큰 기대를 걸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엔화 약세와 달러화 강세도 증시에 독(毒)이었다. 엔화 약세는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 관계에 있는 국내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을 약화시켰다. 달러화 강세는 수급을 꼬이게 만들었다. 달러 대비 원화의 지속적인 약세를 점친 외국인들이 환차손을 우려해 국내 주식을 외면했다는 해석이다.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에 불리한 악재도 유독 많았다. 지난 1월에는 중국 그림자금융 논란, 아르헨티나 페소화 급락 등이 증시의 이슈였다. 이 시기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6000억원어치 안팎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피지수도 3.49% 떨어졌다.
우크라이나 분쟁이 있었던 3월(외국인 순매도액 1조1000억원), 홍콩 반정부 시위가 불거진 9월(6000억원),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이 공식적으로 끝난 10월(2조원)에도 신흥국발(發) 악재가 외국인 순매도와 지수 하락으로 이어지는 패턴이 반복됐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해외 악재가 터질 때마다 경쟁국에 비해 증시 체력이 약한 한국에서부터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다”고 해석했다.
명(明): 신규 상장사, 중소형주 약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대목도 있다. 소폭이긴 하지만 시가총액이 늘었다. 30일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1192조원으로 1185조원이었던 지난해보다 7조원가량 늘었다. 삼성SDS, 제일모직 등 대형 비상장사들이 잇따라 증시에 입성한 효과다. 2012년과 2013년 1조원대에 그친 기업공개(IPO) 공모 규모는 올해 4조원을 넘어섰다. 2011년에 이어 두 번째 기록이다.
화장품, 건설자재,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등 일부 업종의 중소형주들이 일제히 약진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스타 중소형주들의 잇따른 등장으로 증시 생태계가 한층 다양해졌다는 해석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주가가 두 배 이상 오른 종목은 유가증권시장 43개, 코스닥시장 76개로 집계됐다. 두 시장을 합해 지난해 51개에 그쳤던 ‘수익률 100% 이상’ 종목이 119개로 늘어난 것이다. 의류 OEM 수출업체인 국동이 473%의 상승률로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오른 종목으로 꼽혔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