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외교관계 정상화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와이에서 휴가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공개된 미 공영라디오방송 NPR과의 인터뷰에서 ‘남은 임기 중 이란 내 미국 대사관을 다시 개설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불가능하다고 말하지 않겠다(never say never)”고 답했다.

다만 “이란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핵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며 “그렇게 될 가능성은 있지만 이란이 그 기회를 잡을 의지가 있는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1979년 이슬람 혁명과 테헤란 주재 미 대사관 점거사건 직후 이란과 외교관계를 끊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가 이란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줄지에 대해 “쿠바와의 역사 관계는 이란과 다르고, 이란의 전략적 중요성은 쿠바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란에 대해 “국가 차원의 테러 지원 이력을 가진 크고 복잡한 나라”라고 평가하면서도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됐을 때는 ‘불량 정권’과도 만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6년간의 백악관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은 ‘전략적 인내’의 가치”라며 자신의 러시아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했을 당시 다른 나라의 주권 침해는 전략적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천재로 평가됐지만 오늘날 많은 국가가 그의 행동이 영리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가가 급락하기 전부터 러시아 경제는 위축되고, 자본은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었다”며 “미국과 유럽의 제재 조치가 러시아 경제를 취약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