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 은행권 부실채권 매각자문 주도…하반기 예일 2위 '약진'
올해 은행권 부실채권(NPL) 시장에서 삼정KPMG가 매각자문 실적 1위를 기록했다.

연간 5조~6조원 규모인 은행권 부실채권(NPL) 시장에서 올해 삼정KPMG가 매각자문 실적 1위를 기록했다. ‘빅4’(삼일 안진 삼정 한영)에 밀린다고 평가받던 예일회계법인은 3위를 기록하며 약진했다.

한국경제신문이 2014년 은행권 공개경쟁입찰 매각 방식 NPL의 자문실적을 집계한 결과, 전체 물량 5조1060억원(원금 기준) 가운데 32.7%인 1조6700억원을 삼정KPMG가 맡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일회계법인은 1조2300억원을 매각자문해 24.1%의 시장점유율을 보였고 예일회계법인이 9600억원 규모를 자문해 18.8%, 딜로이트안진이 9310억원으로 18.2%를 차지했다. EY한영이 2100억원으로 4.1%, 예교회계법인이 1050억원으로 2.0%를 기록했다.

NPL은 담보와 무담보채권, 개인회생채권이나 기업회생채권 등이 있는 데, 경제상황이 어려워질수록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담보부채권이나 기업회생채권 NPL을 대거 매각해왔다. 보통 6조~7조원 하던 은행권의 NPL물량이 올해 5조원 가량으로 줄어든 것은 지난해부터 은행들이 리스크관리를 강화하면서 대출 부실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권의 지난 3분기 전체 여신 대비 부실채권비율은 1.72%로 전년동기(1.79%)보다 크게 낮아졌다.

삼정은 2011년 이후 빼앗긴 은행권 NPL매각 자문 1등 자리를 3년만에 되찾았다. 삼정은 올해 기업은행이 매각한 NPL 9000억원 규모를 자문했고 우리은행 2000억원과 국민은행 2000억원의 NPL매각 자문을 맡았다. 중견회계법인으로 사상 처음으로 예일회계법인이 ‘빅4’구도를 깨고 은행권 NPL매각자문 상반기 3위, 하반기 2위, 연간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예일이 4분기 국민은행으로부터 2번에 걸쳐 4700억원 규모의 NPL물량 자문을 따내면서 하반기 9500억원의 매각을 자문해 삼일, 안진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며 “은행권에 특화된 공격적인 마케팅이 효과를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은행권 NPL 매각자문 1위였던 안진은 수익성이 큰 카드 캐피탈 저축은행 등 2금융권 NPL 매각자문을 과반수 이상 따내면서 상대적으로 은행권 실적이 떨어졌다. 삼일은 NPL 물량이 많이 나온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의 감사인이라 매각자문을 따낼 수 없었고 인수자문 시장에 주력해왔기 때문에 삼정에 밀렸다.

은행권 NPL 매각 자문 수수료는 매각규모의 0.2~0.3%수준으로 떨어졌고, NPL투자 수익률 역시 기존 연 10%대에서 5%대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글로벌금융 위기이후 철저하게 여신관리를 하면서 NPL물량이 과거보다 줄어들었고, 저금리 기조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경쟁이 치열해져 수익률이 떨어진 것이다. 보통 은행권의 경쟁입찰 NPL은 은행권이 출자해 세운 민간 배드뱅크인 유암코(연합자산관리)와 대신증권의 NPL투자자회사 대신F&I가 나눠 투자하고 있다. 이들은 NPL을 재매각하거나 회수 혹은 유동화를 통해 수익을 벌어들인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