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정민 기자 ] 12월 들어 찾아온 한파가 아웃도어 판매에 숨통을 틔워줬다.

지난달에는 포근한 날씨로 주력제품인 패딩재킷 판매가 시원치 않아 아웃도어 매출이 부진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평균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매출이 회복 기조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29일 기준)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아웃도어 부문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신장률은 각각 17.4%, 11.3%를 기록했다. 4분기 들어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했다.

신세계백화점 아웃도어 매출은 지난 9월 감소세로 돌아섰고, 11월에는 두자릿수(-12.4%)로 낙폭을 키운 바 있다. 현대백화점의 아웃도어 매출 신장률도 9월 이후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이달 겨우 반전했다.

유통업계에선 12월 매출이 백화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10%로 가장 높아 이달 한파가 아웃도어 매출 회복에 도움이 됐다고 풀이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난달 부진했던 아웃도어 매출이 이달 들어 추운 날씨로 두자릿수의 신장률을 기록했다"며 "신년 세일에도 아웃도어와 관련해 대형 행사를 준비하는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달의 반짝 매출 반등에도 불구하고 아웃도어 시장의 연간 신장률 둔화는 피할 수 없는 분위기다.

각 브랜드들이 10월부터 대규모 할인전을 벌이는 등 프로모션에 나섰지만 효험이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다.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등 선두권을 포함한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11월을 전후로 겨울 주력 상품 할인에 나선 상태다.

한 아웃도어 브랜드 관계자는 "12월 들어 날씨가 추워진 덕에 판매량이 늘었고, 한파가 이어지면서 추가적인 매출 개선이 기대된다"면서도 "올해 매출 증가율은 한자릿수에 그친 것으로 추정되고, 일부 브랜드는 역신장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지난해 인기를 끈 몽클레르와 캐나다구스에 이어 에르노, 노비스, 파라점퍼스, 무스너클 등 수입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들이 공세를 펼친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슬림하고 핏을 강조한 디자인을 살린 해외 프리미엄 패딩과 달리 국내 아웃도어 제품들은 고기능성만을 강조하고 디자인적 요소를 살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아웃도어, 12월 한파 덕에 한숨 돌리긴 했는데…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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