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3法 효과
1순위 자격 완화 등 청약시장 '청신호' 계속
최근 국내 분양시장의 주도 그룹으로 부상한 중견 주택전문업체 2세 오너 경영인들은 2015년 부동산시장이 ‘불안 요소가 상존하는 가운데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이른바 ‘부동산 3법(法)’이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하면서 부동산 회복의 기폭제가 될 것이란 기대와 함께 내수경기 부진, 가계부채 증가 등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다.
이석준 우미건설 사장, 장호익 동원개발 사장, 정대식 금성백조주택 부사장, 조영훈 대광건영 부사장 등의 새해 전망을 들어봤다. ○“분양시장 호조…내수 부진은 변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분양시장은 계속 활기를 띨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올해 아파트 공급 계획물량을 작년의 두 배인 8500여가구로 잡은 이 사장은 “올해도 주택 전셋값이 상당폭 오르면서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 관심도 함께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수도권에 비해 공급과잉 논란이 일고 있는 대전과 세종시, 지방 일부 도시 분양시장은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 부사장도 “부동산 3법이 통과되는 등 규제 완화가 이어진 데다 2월께 수도권 1순위 자격 확대 등 청약제도가 완화되고 새 아파트 선호 현상도 지속되고 있어 청약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여전히 좋다”고 분석했다. 금성백조주택은 올 상반기 동탄2신도시 등 2개 단지에서 1400여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불안 요인들에 대한 상황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예상되는 분양시장 악재로 2세 경영인들은 내수경기 침체, 미국 금리 인상, 불안정한 북한 체제 리스크, 전세난과 가계 부채 문제 등을 꼽았다. 조 부사장은 “미국 금리 인상이 국내 금리를 밀어올릴 경우 내 집 마련에 대출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늘어난 가계부채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광건영은 올해 인천 경서동 등 전국 8개 단지에서 4200여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장 사장은 “이미 저성장 기조에 들어와 있어 급격한 부동산 가격 변동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과 전세난 등이 분양시장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동원개발은 올해 동탄2신도시,용인 역북 등에서 3500여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수도권 서남부벨트가 뜬다
교통 학교 공원 등의 기반시설이 갖춰진 택지지구에 대한 인기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정부가 더 이상 대규모 신도시를 조성하지 않고 2017년까지 택지지구 개발도 중단키로 해 희소성이 부각될 수 있어서다.
이 사장은 “택지지구는 분양가 상한제가 종전 그대로 적용돼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기존 1·2기 신도시가 성공한 데 따른 학습 경험이 있어 수요자들이 여전히 선호하는 주거지”라고 말했다. 조 부사장은 “최근 2~3년간 지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수도권 택지가 관심을 끌 것”이라며 “시흥 목감, 은계, 배곧 등 수도권 서부 주거벨트가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 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 부사장은 “같은 지역에서도 품질 차별화를 통해 분양가가 다양화될 것”이라며 “대형 건설사들이 추진하는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 등의 가격이 주변 아파트 매매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 부사장은 “품질 고급화로 분양가 상승 요인이 발생하겠지만 수요자 눈높이와 주변 시세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김보형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