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먹이를 찾아나선 야생 너구리(사진)들이 양재천 산책로 등에 빈번하게 출몰해 시민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지난달 양재천을 산책하던 이모씨는 산책로에 나와 있는 너구리 한 마리를 발견, 119에 구조를 요청했다. 출동한 구조대원은 “겨울철이라 먹이가 없어 여기까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너구리는 겨울에 동면을 취하는데, 도심 특유의 기온 변화 영향으로 불규칙하게 겨울에도 활동하곤 한다. 그런데 먹이가 부족하다 보니 양재천에 서식하는 너구리들이 종종 풀숲을 이탈해 산책로 등에 나타나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청엔 이번주에만 양재천에서 너구리를 발견했다는 민원이 두 건 접수됐다. 먹잇감을 찾아 아파트 단지에도 너구리가 나타났다는 주민 제보도 있었다.

너구리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자 결국 서울시가 나섰다. 서울대 수의학과와 협력해 주요 지역에 서식하는 너구리 개체수를 파악한 뒤 보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