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도전이다] "소비 국경 없앤 직구 열풍…한국 제조업에 새로운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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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돌파
해외 소비자에 한국상품 인터넷으로 판매…김기록 코리아센터닷컴 대표
美 인터넷쇼핑몰 직구족 많지만 앞으론 한국상품 찾는 逆직구 늘 것
외국인들 한국 여성복 품질에 놀라
"한국 쇼핑몰, 언어장벽 극복하면 해외서 성공하는 건 시간문제"
해외 소비자에 한국상품 인터넷으로 판매…김기록 코리아센터닷컴 대표
美 인터넷쇼핑몰 직구족 많지만 앞으론 한국상품 찾는 逆직구 늘 것
외국인들 한국 여성복 품질에 놀라
"한국 쇼핑몰, 언어장벽 극복하면 해외서 성공하는 건 시간문제"
“해외 직구(直購·직접구매) 열풍의 본질은 ‘소비의 국경이 사라진다’는 겁니다. 한국 유통업과 제조업에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기회입니다.”
국내 최대 해외배송 대행 사이트 ‘몰테일’을 운영하는 김기록 코리아센터닷컴 대표(사진)의 말이다. 외국 인터넷쇼핑 사이트 등에서 물건을 사는 해외 직구가 늘어나면 내수시장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그건 낡은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국경이 없는 온라인 쇼핑은 한때의 유행이 아니라 새로운 트렌드”라며 “한국 상품을 찾는 해외 소비자들의 역(逆)직구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시장이 안방
김 대표는 세계 시장을 ‘안방’처럼 여기고 도전해 온 기업인이다. 그의 첫 사업은 온라인 쇼핑이 태동하던 2000년에 만든 ‘메이크샵’이다. 영세 사업자들이 온라인 쇼핑몰을 간편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였다.
김 대표는 중소 쇼핑몰이 판매하는 상품을 미국에서 팔아보자는 뜻에서 2007년 미국법인을 세웠다. 400만달러를 투자해 물류센터를 짓기 시작했다. 그런데 완공을 코앞에 둔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
“그 넓은 창고에 하루 내내 박스 두세 개만 굴러다니고 그랬습니다. 이걸 어떡하나 고민하다가 파격가에 나온 미국 상품을 한국 소비자들에게 판매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미국 경기가 살아나기 전까지 이걸로라도 버텨보자는 심정으로….”
그러던 중 2010년 애플 아이패드를 직구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몰테일의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TV 직구가 인기를 얻어 물류센터가 처음 꽉 찼다. 2013년부터는 블랙 프라이데이 열풍이 불어 말 그대로 ‘대박’이 터졌다.
외국에서도 직구 시장에 관심
미국 블룸버그와 일본 NHK, 중국 CCTV 등 해외 언론사들이 지난달 ‘한국의 직구 열풍’을 취재하고 갔는데, 이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준 관심은 ‘직구를 활용해 자국 기업의 수출을 어떻게 확대할 것이냐’였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해외 직구가 전 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나라는 한국이 처음”이라며 “직구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외신들도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 온라인몰들은 이미 직구 소비자를 겨냥한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 직구족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폴로랄프로렌’은 2013년 한국에서 접근하는 서버 접속을 차단했지만, 지난해 11월 블랙 프라이데이 때는 “주문받은 물품을 본사에서 몰테일 물류창고로 곧바로 보내주겠다”고 먼저 몰테일에 연락을 했을 정도다.
김 대표는 “미국 온라인몰들이 예전엔 만나주지도 않고 배송을 거부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달라졌다”며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하고 할인쿠폰을 나눠주는 등 제휴를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시장 얼마든지 뚫을 수 있어”
김 대표는 “한국의 내수시장이 작아서, 인구수가 적어서라는 등의 얘기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똑똑한 한국 소비자에게 혹독하게 단련된 한국 쇼핑몰들은 해외에 나가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며 “중소 쇼핑몰들이 언어장벽 등을 극복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다들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세계 시장에서 한국 상품을 파는 ‘역직구’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코리아센터닷컴이 2013년 문을 연 외국인전용 쇼핑몰 ‘OKDGG’에는 국내 업체 1000곳이 입점해 100만개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OKDGG에 입점한 업체들의 배송과 고객서비스를 대행하고 있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서비스를 지원하고, 공인인증서 없이 쇼핑할 수 있는 결제 시스템도 갖췄다.
김 대표는 “작년 초까지만 해도 월 2억원 정도이던 역직구 거래 규모가 최근엔 월 10억원 수준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여성 의류가 특히 잘 팔리고,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산다. 그는 “외국인들이 한국 여성복의 다양한 스타일과 색감에 얼마나 놀라는지 아느냐”며 “한국 상품을 무시하는 사람은 한국사람들뿐”이라고 말했다.
글=임현우/사진=정동헌 기자 tardis@hankyung.com
국내 최대 해외배송 대행 사이트 ‘몰테일’을 운영하는 김기록 코리아센터닷컴 대표(사진)의 말이다. 외국 인터넷쇼핑 사이트 등에서 물건을 사는 해외 직구가 늘어나면 내수시장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그건 낡은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국경이 없는 온라인 쇼핑은 한때의 유행이 아니라 새로운 트렌드”라며 “한국 상품을 찾는 해외 소비자들의 역(逆)직구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시장이 안방
김 대표는 세계 시장을 ‘안방’처럼 여기고 도전해 온 기업인이다. 그의 첫 사업은 온라인 쇼핑이 태동하던 2000년에 만든 ‘메이크샵’이다. 영세 사업자들이 온라인 쇼핑몰을 간편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였다.
김 대표는 중소 쇼핑몰이 판매하는 상품을 미국에서 팔아보자는 뜻에서 2007년 미국법인을 세웠다. 400만달러를 투자해 물류센터를 짓기 시작했다. 그런데 완공을 코앞에 둔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
“그 넓은 창고에 하루 내내 박스 두세 개만 굴러다니고 그랬습니다. 이걸 어떡하나 고민하다가 파격가에 나온 미국 상품을 한국 소비자들에게 판매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미국 경기가 살아나기 전까지 이걸로라도 버텨보자는 심정으로….”
그러던 중 2010년 애플 아이패드를 직구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몰테일의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TV 직구가 인기를 얻어 물류센터가 처음 꽉 찼다. 2013년부터는 블랙 프라이데이 열풍이 불어 말 그대로 ‘대박’이 터졌다.
외국에서도 직구 시장에 관심
미국 블룸버그와 일본 NHK, 중국 CCTV 등 해외 언론사들이 지난달 ‘한국의 직구 열풍’을 취재하고 갔는데, 이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준 관심은 ‘직구를 활용해 자국 기업의 수출을 어떻게 확대할 것이냐’였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해외 직구가 전 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나라는 한국이 처음”이라며 “직구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외신들도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 온라인몰들은 이미 직구 소비자를 겨냥한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 직구족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폴로랄프로렌’은 2013년 한국에서 접근하는 서버 접속을 차단했지만, 지난해 11월 블랙 프라이데이 때는 “주문받은 물품을 본사에서 몰테일 물류창고로 곧바로 보내주겠다”고 먼저 몰테일에 연락을 했을 정도다.
김 대표는 “미국 온라인몰들이 예전엔 만나주지도 않고 배송을 거부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달라졌다”며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하고 할인쿠폰을 나눠주는 등 제휴를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시장 얼마든지 뚫을 수 있어”
김 대표는 “한국의 내수시장이 작아서, 인구수가 적어서라는 등의 얘기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똑똑한 한국 소비자에게 혹독하게 단련된 한국 쇼핑몰들은 해외에 나가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며 “중소 쇼핑몰들이 언어장벽 등을 극복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다들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세계 시장에서 한국 상품을 파는 ‘역직구’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코리아센터닷컴이 2013년 문을 연 외국인전용 쇼핑몰 ‘OKDGG’에는 국내 업체 1000곳이 입점해 100만개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OKDGG에 입점한 업체들의 배송과 고객서비스를 대행하고 있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서비스를 지원하고, 공인인증서 없이 쇼핑할 수 있는 결제 시스템도 갖췄다.
김 대표는 “작년 초까지만 해도 월 2억원 정도이던 역직구 거래 규모가 최근엔 월 10억원 수준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여성 의류가 특히 잘 팔리고,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산다. 그는 “외국인들이 한국 여성복의 다양한 스타일과 색감에 얼마나 놀라는지 아느냐”며 “한국 상품을 무시하는 사람은 한국사람들뿐”이라고 말했다.
글=임현우/사진=정동헌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