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년 가장 주목할 CEO는 윤종규 KB회장"
국내 17개 은행장은 가장 주목하는 은행 최고경영자(CEO)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사진)을 꼽았다. 각종 비리 사고에 이어 KB사태로 무너진 조직을 일으킬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얘기다.

◆‘신한’과 ‘하나·외환’ 주목

한국경제신문이 지난해 말 설문조사한 결과 국내 17개 은행 CEO중 7명은 윤 회장을 가장 주목할 만한 CEO로 응답했다. 한 은행장은 “국민은행이 최근 KB사태 등으로 주춤하고 있지만 거래 개인 수가 가장 많은 은행인 만큼 영업 기반이 탄탄하다”며 “윤 회장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조직으로는 신한은행(4명)과 통합을 전제로 한 하나·외환은행(4명)을 꼽았다. 다른 은행장은 “신한은행은 저금리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어 노하우를 궁금해하고, 하나·외환은행은 통합하면 기대 이상의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고 설명했다.

의외의 인물인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도 한 표를 받았다. ‘카카오페이’와 ‘뱅크월렛 카카오’를 선보이며 ‘금융·정보기술(IT) 융합형’ 산업을 말하는 핀테크 분야를 선도하고 있어서다.
"을미년 가장 주목할 CEO는 윤종규 KB회장"
◆‘리스크 관리’가 중요

은행장들은 올해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진 않았다. ‘작년과 비슷할 것’이라는 답이 10명으로 압도적이다. ‘작년보다 부진할 것’이라는 은행장도 3명이다. 새해 은행 경영의 최대 변수로 ‘경기 회복 부진으로 인한 기업 부실’(6명)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경기 회복 부진은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큰 피해를 줄 것으로 내다봤다. 여신 부문에서 부실 위험이 가장 클 것으로 우려하는 부분을 묻는 질문에 9명이 ‘자영업자’로 답했다. 중소기업이라고 응답한 은행장도 5명이었다.

하지만 올해 가장 주력해서 성장시키고자 하는 부문도 자영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이 11명으로 가장 많았다. 부실을 감수하면서도 대출처를 개척해야 하는 쉽지 않은 경영 환경임을 입증한 결과다. 소매금융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정책으로, 대기업은 예대마진 폭이 작은 탓에 자산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리스크 관리 능력’이 중요하다고 지목한 은행장이 13명으로 가장 많았다. 한 은행장은 “여신 위험관리뿐 아니라 내부 통제, 경영진 간의 융합 등을 위한 인적 리스크 관리의 개념도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설문에 응답한 은행 CEO

△권선주 기업은행장 △김병호 하나은행장 대행 △김주하 농협은행장 △김한 JB금융지주 회장 겸 광주은행장 △김한조 외환은행장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 △박종복 SC은행장 내정자 △박진회 씨티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성세환 BS금융지주 회장 겸 부산은행장 △손교덕 경남은행장△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이원태 수협은행장 △임용택 전북은행장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 (가나다 순)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