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해킹 문제로 코너 몰린 北…'封美'되자 '通南'카드 꺼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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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개선 빨라지나
김정은 대화공세…신년사 3분의 1 '통일'
영화 '인터뷰'로 美관계 악화…中과도 소원
남북관계 풀어야 경제문제 해결 판단한 듯
韓·美훈련 중단 요구 반복…관계 급진전 난관
김정은 대화공세…신년사 3분의 1 '통일'
영화 '인터뷰'로 美관계 악화…中과도 소원
남북관계 풀어야 경제문제 해결 판단한 듯
韓·美훈련 중단 요구 반복…관계 급진전 난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1일 신년사에서 3분의 1 이상을 남북관계와 통일에 할애했다. 대남정책과 관련한 부분은 2013년과 비교해 1.5배 늘었다. 김정은은 작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를 마련하자던 것에 한발 더 나아가 남북 정상회담을 뜻하는 최고위급 회담까지 언급하며 대화 의지를 드러냈다.
올해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북한의 대남공세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군사훈련 중단 등 기존 요구 사항을 전제로 내세워 남북 관계가 급진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집권 4년차 자신감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남북관계 개선에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을 두고 집권 4년차의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치·군사·경제 부문에서 안정을 이룬 만큼 본격적으로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알리고 선제적 대남정책을 통해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2015년은 조국해방 70돌과 조선노동당 창건 70돌이 되는 매우 뜻깊은 해”라며 “북남 사이 대화와 협상, 교류와 접촉을 활발히 해 끊어진 민족적 유대와 혈맥을 잇고 북남관계에서 대전환, 대변혁을 가져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이 체제 대결을 중단하자고 제안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김정은은 “우리식 사회주의 제도가 가장 우월하지만 결코 그것을 남조선에 강요한 적은 없다”며 “남조선은 북남 사이 불신과 갈등을 부추기는 제도통일을 추구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사상과 제도를 인정하면서 통일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북정상, 5월 러시아서 만나나
일각에서는 북한이 남북대화를 통해 국제적 고립에서 탈피하기 위한 시도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인권문제로 국제적 비난을 받은 데다 최근 소니 해킹문제와 김정은 암살을 주제로 한 영화 ‘인터뷰’ 등으로 미국과 맞서면서 수세에 몰렸다. 2013년 3차 핵실험 이후 중국과 관계도 틀어졌다. 그나마 관계를 회복한 러시아마저 우크라이나 사태와 저유가로 경제난에 빠졌다.
러시아와 진행하던 나진·하산 프로젝트 등 경협프로젝트도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천안함 폭침 이후에 나온 5·24 대북 제재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이끌어내 경제적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의도라는 시각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다각도로 후속 대화 제의를 해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지난달 통일준비위원회가 제안한 남북대화에 간접적으로 호응한 만큼 이달 류길재 통일부 장관과 김양건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 간의 만남이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도 집권 3년차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여러 차례 드러내 이런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러시아가 5월 전승 기념식에 남북 정상을 모두 초청한 상황이어서 박 대통령과 김정은이 조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남북 관계 급진전 쉽지 않아
그렇지만 남북관계가 급진전하기에는 제약 요건이 많이 따른다. 당장 북한이 매년 강하게 반발해 온 한·미 연합 키리졸브 훈련이 내달 시행된다. 북한은 남북대화가 재개되면 대북전단 금지, 한·미 군사훈련 중단 등 우리 측이 수용할 수 없는 문제를 관계진전의 전제 조건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금강산 관광 문제만 하더라도 남측 관광객 피살에 대한 북한의 사과 없이는 재개하기가 쉽지 않다. 5·24 조치 해제 문제와 관련, 북한은 여전히 천안함 폭침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여의치 않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올해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북한의 대남공세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군사훈련 중단 등 기존 요구 사항을 전제로 내세워 남북 관계가 급진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집권 4년차 자신감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남북관계 개선에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을 두고 집권 4년차의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치·군사·경제 부문에서 안정을 이룬 만큼 본격적으로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알리고 선제적 대남정책을 통해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2015년은 조국해방 70돌과 조선노동당 창건 70돌이 되는 매우 뜻깊은 해”라며 “북남 사이 대화와 협상, 교류와 접촉을 활발히 해 끊어진 민족적 유대와 혈맥을 잇고 북남관계에서 대전환, 대변혁을 가져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이 체제 대결을 중단하자고 제안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김정은은 “우리식 사회주의 제도가 가장 우월하지만 결코 그것을 남조선에 강요한 적은 없다”며 “남조선은 북남 사이 불신과 갈등을 부추기는 제도통일을 추구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사상과 제도를 인정하면서 통일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북정상, 5월 러시아서 만나나
일각에서는 북한이 남북대화를 통해 국제적 고립에서 탈피하기 위한 시도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인권문제로 국제적 비난을 받은 데다 최근 소니 해킹문제와 김정은 암살을 주제로 한 영화 ‘인터뷰’ 등으로 미국과 맞서면서 수세에 몰렸다. 2013년 3차 핵실험 이후 중국과 관계도 틀어졌다. 그나마 관계를 회복한 러시아마저 우크라이나 사태와 저유가로 경제난에 빠졌다.
러시아와 진행하던 나진·하산 프로젝트 등 경협프로젝트도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천안함 폭침 이후에 나온 5·24 대북 제재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이끌어내 경제적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의도라는 시각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다각도로 후속 대화 제의를 해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지난달 통일준비위원회가 제안한 남북대화에 간접적으로 호응한 만큼 이달 류길재 통일부 장관과 김양건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 간의 만남이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도 집권 3년차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여러 차례 드러내 이런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러시아가 5월 전승 기념식에 남북 정상을 모두 초청한 상황이어서 박 대통령과 김정은이 조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남북 관계 급진전 쉽지 않아
그렇지만 남북관계가 급진전하기에는 제약 요건이 많이 따른다. 당장 북한이 매년 강하게 반발해 온 한·미 연합 키리졸브 훈련이 내달 시행된다. 북한은 남북대화가 재개되면 대북전단 금지, 한·미 군사훈련 중단 등 우리 측이 수용할 수 없는 문제를 관계진전의 전제 조건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금강산 관광 문제만 하더라도 남측 관광객 피살에 대한 북한의 사과 없이는 재개하기가 쉽지 않다. 5·24 조치 해제 문제와 관련, 북한은 여전히 천안함 폭침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여의치 않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