乙未年 시무식 개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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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10시 서울 중계동 불암산 자락에 있는 백사마을.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이곳에 파란 앞치마를 두른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날 아침 회사에서 시무식을 마치고 온 현대백화점 임직원들이다. 정지선 회장은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해 노력하자는 의미로 이 자리에 모였다”며 연탄을 가득 실은 손수레를 끌고 비탈길을 올라갔다. 정 회장과 임직원 160여명은 이날 연탄 2500장을 백사마을 주민에게 배달했다. 현대백화점은 5년째 이런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소외된 이웃과 함께
현대백화점처럼 새해 첫날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시무식 하면 으레 강당에 모여 대표이사의 신년사를 듣고 새해 인사를 나누던 종전 방식에서 벗어나 소외된 이웃을 위한 뜻깊은 일로 한 해를 시작하자는 의미에서다.
편의점 세븐일레븐 임직원 30여명은 오전 8시 경기 용인시에 있는 푸드공장에서 간단한 시무식을 한 뒤 이 공장에서 생산한 도시락을 들고 서울 동대문구 쪽방촌을 찾았다. 이들은 쪽방촌 주민들에게 도시락을 나눠주고 떡국도 함께 먹었다. 정승인 대표는 “맛있는 도시락을 개발해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고객에게서 받은 사랑을 이웃과 함께 나누겠다는 의미를 담은 행사”라고 했다.
롯데슈퍼 임직원들은 시무식 직후 헌혈을 했다. 본부 임직원 300여명 중 사전에 희망 의사를 밝힌 170여명이 헌혈에 참여했다. ○임직원 소통의 장
새해 첫 근무일을 임직원 간 소통의 장으로 활용한 기업도 많다. 삼성카드는 시무식 대신 ‘2015 열린 소통 카페’를 마련했다. 원기찬 사장과 양띠 임직원들이 모여 평소 서로에게 궁금했던 점을 자유롭게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원 사장은 “즐겁게 일하는 조직문화는 작은 일상사를 서로 나누는 데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해 소통 카페를 열었다”고 말했다.
제일모직은 서울 수송동 본사 1층에 포토존을 설치하고 즉석에서 임직원들의 사진을 찍고 인화해주는 행사를 열었다. 회사 측은 동료들과 사진을 찍으면서 단합을 도모하고 새해 결의를 다지기 위해 준비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 케이디파워는 ‘알몸 시무식’을 열었다. 박기주 이사회 의장을 비롯한 이 회사 임직원과 협력사 대표 400여명은 기온이 영하 12도까지 떨어진 오전 7시 강원 춘천시에 있는 회사 앞마당에 모였다. 이들은 캠프파이어를 열고 각자 소원을 적은 풍등을 날려보낸 뒤 해가 뜨는 시간에 맞춰 속옷만 입은 채 해맞이를 했다. 케이디파워 관계자는 “강추위도 녹일 수 있는 뜨거운 열정을 갖고 일하자는 의미에서 10여년 전부터 ‘알몸 시무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는 구청 대강당에서 직원들이 각자 책 한 권씩을 가져와 주고받는 ‘책교환 행사’를 열었다. 가족에게 사랑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답장을 받은 경우 강당 중앙 화면에 띄우기도 했다. ○첫날부터 고된 일정
새해 첫 근무일부터 고된 일정을 소화한 곳들도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한 국민은행 임원들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시무식을 한 뒤 일산연수원으로 1박2일 일정의 ‘경영진 전략 워크숍’을 떠났다. 안전 논란을 빚고 있는 제2롯데월드몰의 관리 회사인 롯데물산은 시무식에 ‘안전결의대회’라는 이름을 붙였다.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은 오전 6시 롯데월드타워 공사현장을 방문해 “제2롯데월드를 안전 랜드마크로 만들자”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산림청은 신원섭 청장과 임직원 200여명이 시무식을 대신해 경북 포항시 기계면에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활동을 했다. 지방자치단체 중에는 현안 사업이 진행 중인 현장에서 새해를 시작한 곳들도 있다. 경북 포항시는 북구 이인리 KTX 포항역사에서 시무식을 열었다. 경남 창원시는 통합 창원시의 상징물인 높이 136m 해양솔라타워에서 시무식을 했다.
유승호/김일규/강경민/이현진 기자 usho@hankyung.com
현대백화점처럼 새해 첫날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시무식 하면 으레 강당에 모여 대표이사의 신년사를 듣고 새해 인사를 나누던 종전 방식에서 벗어나 소외된 이웃을 위한 뜻깊은 일로 한 해를 시작하자는 의미에서다.
편의점 세븐일레븐 임직원 30여명은 오전 8시 경기 용인시에 있는 푸드공장에서 간단한 시무식을 한 뒤 이 공장에서 생산한 도시락을 들고 서울 동대문구 쪽방촌을 찾았다. 이들은 쪽방촌 주민들에게 도시락을 나눠주고 떡국도 함께 먹었다. 정승인 대표는 “맛있는 도시락을 개발해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고객에게서 받은 사랑을 이웃과 함께 나누겠다는 의미를 담은 행사”라고 했다.
롯데슈퍼 임직원들은 시무식 직후 헌혈을 했다. 본부 임직원 300여명 중 사전에 희망 의사를 밝힌 170여명이 헌혈에 참여했다. ○임직원 소통의 장
새해 첫 근무일을 임직원 간 소통의 장으로 활용한 기업도 많다. 삼성카드는 시무식 대신 ‘2015 열린 소통 카페’를 마련했다. 원기찬 사장과 양띠 임직원들이 모여 평소 서로에게 궁금했던 점을 자유롭게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원 사장은 “즐겁게 일하는 조직문화는 작은 일상사를 서로 나누는 데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해 소통 카페를 열었다”고 말했다.
제일모직은 서울 수송동 본사 1층에 포토존을 설치하고 즉석에서 임직원들의 사진을 찍고 인화해주는 행사를 열었다. 회사 측은 동료들과 사진을 찍으면서 단합을 도모하고 새해 결의를 다지기 위해 준비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 케이디파워는 ‘알몸 시무식’을 열었다. 박기주 이사회 의장을 비롯한 이 회사 임직원과 협력사 대표 400여명은 기온이 영하 12도까지 떨어진 오전 7시 강원 춘천시에 있는 회사 앞마당에 모였다. 이들은 캠프파이어를 열고 각자 소원을 적은 풍등을 날려보낸 뒤 해가 뜨는 시간에 맞춰 속옷만 입은 채 해맞이를 했다. 케이디파워 관계자는 “강추위도 녹일 수 있는 뜨거운 열정을 갖고 일하자는 의미에서 10여년 전부터 ‘알몸 시무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는 구청 대강당에서 직원들이 각자 책 한 권씩을 가져와 주고받는 ‘책교환 행사’를 열었다. 가족에게 사랑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답장을 받은 경우 강당 중앙 화면에 띄우기도 했다. ○첫날부터 고된 일정
새해 첫 근무일부터 고된 일정을 소화한 곳들도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한 국민은행 임원들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시무식을 한 뒤 일산연수원으로 1박2일 일정의 ‘경영진 전략 워크숍’을 떠났다. 안전 논란을 빚고 있는 제2롯데월드몰의 관리 회사인 롯데물산은 시무식에 ‘안전결의대회’라는 이름을 붙였다.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은 오전 6시 롯데월드타워 공사현장을 방문해 “제2롯데월드를 안전 랜드마크로 만들자”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산림청은 신원섭 청장과 임직원 200여명이 시무식을 대신해 경북 포항시 기계면에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활동을 했다. 지방자치단체 중에는 현안 사업이 진행 중인 현장에서 새해를 시작한 곳들도 있다. 경북 포항시는 북구 이인리 KTX 포항역사에서 시무식을 열었다. 경남 창원시는 통합 창원시의 상징물인 높이 136m 해양솔라타워에서 시무식을 했다.
유승호/김일규/강경민/이현진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