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軍) 복무 중 원격강의를 통해 학점을 따는 사병은 연 1만명 정도로 전체 사병의 2.7%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군 복무만으로 대학 학점을 부여하는 방안이 제시됐으나 대학들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반발해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훈련도 교육과정 인정해야”

군복무 9학점 부여…"훈련도 교육과정" vs "해외서 학점 인정 안해"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는 최근 군 복무자 전원에게 대학 학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국방부에 권고했다. 국방부도 군사적 경험을 교육과정으로 인정해 9학점을 주는 방안을 교육부와 협의하고 있다. 혁신위는 각종 봉사활동을 학점으로 인정하고 있는 사회적 추세를 고려해 군에서 받은 군사교육과 경험을 대학 학점으로 인정하면 학업 단절의 우려를 해소하고 군 복무의 가치를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 당국은 장병들이 복무 기간 받는 정신교육과 전투훈련 등을 학점으로 환산하면 20~27학점에 달한다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의 연구 결과를 근거로 군 복무에 대해 9학점 정도는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현재 군에서 원격강의를 수강하면 6학점을 딸 수 있으며 군 교육기관에서 공부한 경우 2~3학점을 추가로 인정받아 군 복무 9학점을 추가하면 대학 한 학기 수강학점인 최대 18학점까지 취득할 수 있다.

학점 인정 대상은 현역으로 복무하는 병사와 간부, 전환복무자, 상근예비역을 비롯한 보충역 등이다. 현재 전체 병사 45만2500여명 중 대학에 다니다 입대한 사람은 85%가량인 38만4700여명이다. 군 관계자는 “1999년 군 가산점제 폐지로 군 복무이행자에 대한 사회적 보상이 미흡한데 군에서 한 학기 학점을 딴다면 조기에 사회 진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군복무 9학점 부여…"훈련도 교육과정" vs "해외서 학점 인정 안해"
○“학점 인정 어렵고 형평성 시비도”

군 복무 학점에 반대하는 측은 지나친 특혜여서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데다 고졸 입대자 등과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군 복무 중 원격강좌 학점이수제’를 통해 학점을 취득한 병사는 지난해 1만297명, 2013년 1만1223명 정도다. 대학 재학 중 입대자의 2.7% 수준이다.

군과 협약을 맺고 학점을 인정하는 대학은 지난해 기준 전국 110개지만 서울대 등 서울지역 주요 대학은 빠져 있다. 연세대 관계자는 “군에서의 원격강좌는 학습의 질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만큼 군 훈련 자체를 학점으로 인정하는 것은 더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1980년대 대학에서 교련 과목을 이수했던 한 교육계 인사는 “유학가려던 유럽지역 대학에서 성적표에 표시된 ‘군사훈련(military drill)’ 과목을 이수학점으로 인정하지 않으려 해 설명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만 졸업했거나 이미 학사학위를 받고 입대한 장병과의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군 당국은 “고졸자의 경우 학점은행제로 학점을 적립했다가 나중에 대학에 진학하면 이수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정태웅/김대훈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