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화된 시설과 항만 노동조합의 태업으로 미국 서부 주요 항만에서 10년 만에 최악의 물류 대란이 발생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 보도했다.

미국 서부해안항만노조는 지난해 11월부터 로스앤젤레스(LA)와 롱비치 등 주요 서부 항만에서 태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7월 선박회사들을 대변하는 태평양해운협회(PMA)와의 재계약 협상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양측은 6년마다 재계약 협상을 벌이는데 이번에는 근로조건 개선, 임금, 의료보험 등에서 입장 차가 커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 달 넘게 이어진 태업으로 항구는 마비 상태다. 미국소매협회(NRF)에 따르면 LA 인근 샌페드로항에서는 며칠째 배 18척이 하역하기 위해 해상에 대기하고 있다. 평소 2~3일이던 통관 기일은 최소 10일로 늘어났다.

장비 등 최신설비 부족도 물류대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FT는 “서부 항만을 거쳐가는 물동량은 크게 늘었지만 컨테이너 이동 장비는 부족하고 낙후된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산업계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서부 주요 항구는 미국 전체 항만 물동량의 41%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일부 업체는 다른 항구로 선회하거나 물류 이동계획 자체를 취소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