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시장 호황에도 불구하고 대형 건설회사들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주택사업 조직을 통폐합하는 업체가 있는 반면 주택사업 담당 임원을 승진시키고 관련 조직을 확대하는 곳도 있다.

지난해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합쳐 1만8400여가구(실)를 분양해 주택 공급실적 1위에 오른 대우건설은 최근 주택사업팀을 주택사업 1·2팀으로 나눴다. 재건축·재개발 사업 수주를 맡는 도시정비팀도 1·2팀으로 각각 확대했다. 올해 분양시장이 좋을 것으로 보고 주택사업 관련 부서 인원도 늘릴 계획이다.

대림산업은 최근 주택사업을 총괄해온 김한기 건축사업본부장(전무)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GS건설도 우무현 건축부문 대표(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올해도 분양시장이 좋을 것으로 판단해 주택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삼성물산은 지난달 주택사업부를 빌딩사업부로 통합했다. 빌딩, 플랜트, 시빌(civil·토목), 주택으로 나뉜 4개 부서를 3개 부서로 줄였다. 그동안 강점을 보여온 재건축·재개발 사업 수주 실적도 작년에는 전무했다.

현대산업개발도 지난달 영업, 건축, 상품개발, 토목플랜트, 경영기획 등 5개 본부 가운데 영업, 건축, 상품개발 3개 본부를 하나로 통합했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4월 주택영업본부를 개발사업실로 축소한 데 이어 10월 또다시 개발사업실을 건축사업본부로 통합하는 등 2차 조직개편을 했다.

대형 건설사들의 이 같은 조직개편 배경에는 주택사업은 ‘비(주택경기)에 의존하는 천수답(天水畓)’이란 인식이 깔려 있다. 분양시장이 활황일 때는 이익이 늘어나지만 반대 경우에는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하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