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월 전경련 회장 임기 만료' 허창수 회장 "마음 비웠다"
오는 2월로 임기가 끝나는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GS그룹 회장·사진)이 3연임 여부와 관련, “마음을 비웠다”는 입장을 밝혔다. 허 회장은 지난 2일 전경련 시무식이 끝난 뒤 기자와 만나 ‘마땅한 후보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 연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전경련 회장을) 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2011년 2월 조석래 효성 회장의 뒤를 이어 전경련 회장에 올랐고 2013년 2월 재추대됐다. 임기는 다음달 중순 전경련 정기총회 때까지다.

재계에선 허 회장의 ‘마음을 비웠다’는 발언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듣기에 따라서는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경련 측은 “아직까지 허 회장이 (연임에 대한) 확실한 의견을 내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전경련 회장을 선출하는 전통이 있는 만큼 (허 회장 본인이) ‘더 하고 싶다’고 해서 결정되는 문제가 아니란 걸 말한 것 아니겠느냐”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전경련 회장은 21명으로 구성된 회장단 회의를 통해 선출한다. 경선이 아닌 만장일치 추대가 원칙이다. 연임 제한도 없다. 만약 허 회장이 공식적으로 3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회장단에 전달하면 전경련은 재추대 혹은 차기 회장 선출 절차에 들어간다.

재계에선 차기 후보가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허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조양호 한진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등이 차기 후보로 물망에 오르내리지만 결격 사유가 있거나 고사할 것이란 게 대체적 관측이다. 4대 그룹 회장들이 전경련 회장을 맡을 가능성도 작다.

또 ‘마땅한 후보가 없을 경우 21명의 회장단 중 연장자가 맡는다’는 원칙도 적용하기 힘들다. 이준용 대림그룹 회장(77),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74) 등이 거론될 수 있지만 고령(高齡) 때문에 현실적으로 나서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재계 관계자는 “허 회장이 지난 2년간 규제개혁 등에 잘 대응했고, 연임을 고사할 경우 차기 회장 후보가 불투명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3연임하는 게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내다봤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