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술집과 상가, 체육시설로 리모델링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신자 수가 크게 줄면서 텅 빈 교회와 성당 건물들이 처치 곤란에 빠진 유럽 이야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영국 에든버러의 루터교 교회가 술집으로 바뀌어 최근 새로 개장했다고 보도했다. 천장이 높은 교회 특유의 구조를 놔둔 채 음산한 분위기로 인테리어를 꾸며 괴물 프랑켄슈타인 관련 테마 술집으로 바꿨다. 영국 브리스톨에선 교회가 서커스 훈련 학교로 탈바꿈했다. 학교 측은 교회의 높은 천장이 공중 곡예 연습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에서는 1889년 지어진 성당 내부를 흰색으로 칠한 뒤 여성 의류를 파는 상점으로 바꿨다.

네덜란드에서만 전체 1600개의 가톨릭 성당 중 3분의 2가 문을 닫은 것으로 집계됐다. 독일에선 지난 10년간 515곳의 가톨릭 성당에서 미사를 중단했다. 영국에선 연평균 20여곳의 성공회 교회가 폐쇄되고 있으며 덴마크에서는 지금까지 200곳 안팎의 교회가 신도들 발걸음이 끊어졌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