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신춘 - 이문구 (1941~2003)
1월의 딴 이름은
신춘(新春)이야.
소한 추위 대한 추위
다 들어 있는
엄동 설한
겨울도 한복판이지만
땅바닥의
작은 질경이 씨 하나
더 작은 채송화 씨 하나도
얼어 죽지 않았잖아.
새봄이 눈보라 속에
숨어 오기 때문이고
그래서 신춘이라
부르는 거야.


동시집《산에는 산새 물에는 물새》(창비) 中

새해입니다. 아직 엄동설한 속에서 쉽지만은 않은 출발입니다. 인생의 시작도 그렇습니다. 봄바람 대신 강추위가 밀려와 의지를 시험하지만 작은 힘 하나로 역경을 이겨내겠지요. 작디작은 씨앗이 품은 강한 생명력처럼 2015년은 소박하면서 튼튼하고 아름다운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