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움직였던 '정·화·조'…정유株만 바닥 탈출할 듯
유가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정유·화학·조선업종이 새해에는 재기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이들 ‘정·화·조’ 업종은 유가가 떨어지면 이익이나 수주량이 줄어 저(低)유가의 대표적인 피해 업종으로 꼽힌다.

정유주들은 유가 하락 충격에서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분위기다. 에쓰오일은 지난 2일 전 거래일보다 0.41% 오른 4만8600원으로 마감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가 불발되기 전인 작년 11월 말(4만2100원)보다 오히려 15.42% 상승했다. 저유가 우려로 작년 12월11일 8만500원까지 주가가 밀렸던 SK이노베이션도 지난 2일 8만4000원으로 마감하며 바닥을 확인하고 있다.

윤재성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배럴당 50달러선까지 내려온 상황에서 추가 급락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정유주의 경우 작년 4분기 실적은 악화됐지만 올해 실적은 기저효과에 힘입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학주와 조선주는 정유주에 비해 회복 속도가 더디다. 화학주는 유가가 떨어지면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하락해 원가절감 효과가 생긴다. 그러나 제품 수요가 아직 덜 회복돼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화학주의 경우 올해 중국 춘제를 앞두고 중국 업체들이 재고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유가가 반등하면 투자심리도 호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주는 유가 하락의 충격이 길게 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해양플랜트 발주가 줄어들고, 이 여파로 다른 분야 수주에서 조선사들 사이에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 실적 악화로 연결될 수 있어서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