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채 영업이 끝난 음식점에 들어가 종업원을 강제추행하고 폭행한 주한미군 일행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해 폭행 등 미군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미군 지휘부가 나서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3일 새벽 마포구 와우산로에 있는 한 삼겹살집에서 종업원 김모씨(24·남)에게 폭행을 행사하고 뽀뽀를 하는 등 강제추행한 혐의로 미2사단 소속 K병장과 그의 일행 한국인 김모씨(32)를 체포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K병장이 혐의를 인정하지 않자 미군 헌병대로 인계했고, 한국인 김씨는 불구속입건한 상태다.

K병장과 회사원 김씨는 술에 취한 채로 이날 새벽 피해자가 일하던 삼겹살집에 들어가 휴대폰 충전을 부탁했다. 당시 삼겹살 집은 영업이 끝난 상태였고 피해자 김씨는 “영업이 끝났다”며 이들에게 가게에서 나가줄 것을 부탁했다. 하지만 K병장 일행은 이 말을 무시하고 오히려 함께 술을 먹을 것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한국인 김씨가 막무가내로 피해자 김씨에게 어깨동무를 하고 뽀뽀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의 행동에 화가 난 김씨가 재차 가게에서 퇴장할 것을 요구하자 K병장은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때리는 등 폭행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과정에서도 K병장은 경찰서에서 큰 소리로 떠들고 일행과 손뼉을 치는 등 소란을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K병장은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한미주둔군지위협정에 따라 K병장을 미 헌병대에 인계해 해당사건에 대한 조사를 받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K병장이 소속된 미2사단은 지난해 부대 소속원이 한국인 택시기사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하자 지휘부가 경기 의정부시청을 찾아 “사고 범죄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재발 방지를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김태호/선한결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