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수 삼진어묵 사장(왼쪽부터)과 아내 이금복 씨, 아들 박용준 기획실장이 5일 부산 봉래동 어묵체험전시관에서 신제품을 품평하고 있다. 김태현 기자
박종수 삼진어묵 사장(왼쪽부터)과 아내 이금복 씨, 아들 박용준 기획실장이 5일 부산 봉래동 어묵체험전시관에서 신제품을 품평하고 있다. 김태현 기자
삼진어묵이 만드는 ‘부산어묵’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더해가고 있다. 전통시장의 어묵 매장 분위기가 아닌 어묵체험전시관과 베이커리 형태의 매장에는 손님들이 몰려 계산하는 데만 30분 이상 걸릴 정도다. 매출은 최근 몇 년간 매년 2배 이상 뛰었고, 지난해에는 근로자 100명을 뽑았다. 박종수 삼진어묵 사장(62)은 “가족과 직원들의 노력으로 새로운 어묵 르네상스 시대를 열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4일 낮 12시 부산역사 내 75㎡ 규모의 삼진어묵 매장. 손님으로 꽉 찬 매장 두 곳에 마련된 계산대에는 100여명의 손님이 줄을 서 계산하고 있었다. 한 손님은 “바로 만들어 파는 ‘고로케(크로켓) 어묵’을 사려다 기차를 놓칠 것 같아 그냥 간다”며 아쉬워했다.

부산역점은 입점 3개월 만인 지난해 9월 전국 역사 가운데 매출 1위를 기록했다. 같은 날 영도구 봉래동에 있는 어묵체험전시관에도 사람들이 북적거리기는 마찬가지였다. 60여가지의 어묵을 직접 둘러보며 골라 담을 수 있도록 만든 1층 매장에는 하루 2000여명의 방문객이 찾는다. 2층에서는 20여명의 초등학생이 어묵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었다.

박 사장은 “부산 4곳의 매장에서 하루 75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다”고 소개했다. 이 회사는 반찬용으로 먹는 ‘사각 오뎅’이 아닌 고로케, 고추튀김, 땡초말이, 김말이 등 다양한 베이커리형 어묵을 내놓고 있다.

삼진어묵의 성공은 가족의 합작품이다. 박 사장의 아내 이금복 씨(59)가 직원 점심 메뉴로 나온 돈가스를 보고 “어묵에 빵가루를 입혀 튀겨 보면 좋겠다”며 시도한 것이 ‘대박’이 났다. 미국 뉴욕주립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뒤 2013년부터 가업을 잇고 있는 아들 용준씨(32·기획실장)는 베이커리형 매장을 시도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박 사장은 1985년 부산으로 내려와 1953년부터 어묵공장을 한 부친(박재덕·1995년 작고)의 기술을 이어받았다. 박 사장은 “크로켓은 밀가루를 쓰지 않고 명태 돔 등 고급 생선살로 만든다”고 소개했다. 2013년 1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지난해 200억원, 올해는 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직원도 2013년 100명에서 지난해 200명으로 늘었다.

어묵 종주국인 일본에 지난해 2억원어치를 수출한 삼진어묵은 올해 중국 시장에 진출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