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임기 동안 매출을 지금보다 30% 이상 늘리겠습니다. 매년 10% 정도 높이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현재 160명인 변호사 수도 250명으로 늘리겠습니다.”
[Law&Biz] 경영환경 '급랭'…대형로펌, 올 3S로 위기탈출 한다
이원일 법무법인 바른 대표변호사(56·사법연수원 14기)의 취임 각오다. 이 대표는 지난달 1일 바른의 경영담당 대표로 선출돼 새해 1월1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최근 변호사업계 사정이 어려워 ‘현상 유지라도 하면 잘하는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 대표는 성장 목표치를 오히려 높게 잡았다. 그는 “자전거를 탈 때 페달을 안 밟으면 넘어지듯 로펌 운영도 ‘현상 유지를 하겠다’고 생각해서는 그조차 못 한다”며 “죽을 힘을 다해 앞으로 나아가는 3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해를 맞은 국내 대형 로펌 대표들의 각오가 비장하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국내외 법률시장이 어려운 환경에 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스템 구축해 시너지 창출

우창록 율촌 대표는 ‘3S’를 올해 경영전략으로 제시했다. 3S는 시너지, 시스템, 사회공헌이다. 지금까지 전문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면 올해부터는 이를 바탕으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2013년 파트너 변호사 1인당 수입(18억2000만원)을 국내 최정상급 수준에 올린 강신섭 세종 대표는 “지난 2년간 만든 다양한 전담팀을 통해 ‘세종굴기(世宗堀起)’를 이뤄낼 것”이라며 “인수합병(M&A) 금융 송무팀 간 높은 장벽을 완화해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임 등과 관련한 수익 배분 및 인재 채용 시스템도 중점 추진 방안이다. 김성진 태평양 대표는 “합리적인 성과 배분을 위해 파트너 변호사들에 대한 보상시스템을 대폭 정비하고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를 도약의 해로 삼겠다는 로펌도 있다. 최승순 화우 대표는 “지난해 출범한 건설, 정보기술(IT), 헬스케어, 국방 및 공공조달 등 분야에 이어 에너지 자원팀을 신설할 것”이라며 의욕을 내비쳤고, 법원 검찰 출신 전관들이 포진한 동인의 이철 대표는 “앞으로 국제 중재, 기업 자문 등과 연결해 동인만의 특화 영역을 넓혀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법률시장 개방 대비해야

영국 등 유럽연합(EU) 로펌이 2016년 7월부터, 미국 로펌은 2017년 3월부터 합작로펌 설립과 국내 변호사 고용이 가능해지면서 로펌마다 대비책 마련에 분주하다. 목근수 충정 대표는 “렉스 먼디(120여개국의 160개 로펌을 회원으로 보유한 국제모임), 버드 앤드 버드(영국계 다국적 로펌)와의 국제적인 업무협력 네트워크를 한층 강화함으로써 법률시장 완전 개방에 대비한 역량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광장의 김재훈 대표는 35개 전문팀을 통해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올해 해외 진출기업 지원업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국내 로펌 중 해외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지평의 양영태 대표는 “올해도 국제화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경영전략을 밝혔다.

○프로보노 활동 앞장설 것

이재후 김앤장 법률사무소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법조인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올해도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 곳곳의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일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작년 서초분사무소를 설립해 난민과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법적 보호에 본격 뛰어든 로고스의 김건수 대표는 “로펌의 사회적 책무를 다해 사랑과 공의를 실천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배석준/정소람/양병훈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