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울산시장 "투자자 있다면 지구 끝까지 갈 것"
“투자자가 있다면 지구 끝까지라도 따라가 반드시 유치하는 ‘길 위의 시장’이 되겠습니다.”

김기현 울산시장(사진)은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50여년간 한국 산업경제를 주도해온 울산의 성장엔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과감한 규제 완화를 통해 국내외 투자 유치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울산시는 24억달러에 이르는 사상 최고의 외국인 투자 유치 실적을 거뒀다. 이는 4600만달러에 불과했던 2013년과 비교하면 52배나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7월 취임한 김 시장은 울산 미포국가공단 내 녹지공간에 대한 규제 완화에 공격적으로 나서 SK가스 합작사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APC로부터 1억3500만달러의 투자 유치를 성사시키는 데 기여했다.

김 시장은 “행정 규제 완화의 힘이 얼마나 큰지 이때 실감했다”며 “부시장과 실·국장에게 투자 유치 관련 결제 권한을 대폭 이양해 전 공무원이 투자 유치에 나서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울산은 고통스러운 과거 때문에 환경 규제를 푸는 일이 조심스럽고 어려웠다”며 “시민 정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앞으로 기업활동을 가로막는 환경 규제는 과감하게 풀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시장은 “울산이 고비용 저효율의 산업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울산 경제의 퇴보는 시간문제”라면서 “과거의 투자 주도형 울산 산업구조를 혁신 주도형으로 바꾸는 데 전 행정력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창조경제의 기틀을 다지고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시정의 모든 역량을 쏟아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와 테크노산업단지 조성 등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김 시장은 도시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시립미술관을 비롯 시립도서관, 시청자미디어센터 설립을 착실히 추진하고, 울산 곳곳에 따뜻한 기운이 스며들도록 육아종합지원센터와 중장년 일자리희망센터 설립에도 정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분양이 지지부진한 KTX역세권과 관련해서는 “분양 촉진 방안을 강구해 투자를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분양가를 낮추지는 않지만 선납하면 할인하고, 납부기한을 연장하는 등 사실상 분양금액을 줄여주면 투자자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아산 정주영 탄생 100주년의 의미를 되살려 아산이 평소 ‘역발상’의 사례로 얘기한 ‘돼지를 우리 밖으로 몰아내려면 앞에서 귀를 잡아당기지 말고 꼬리를 잡아당겨라’는 말과 ‘임자 해봤어’라는 말을 소개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역발상의 사고로 열심히 해봤다고 시민에게 보고하는 시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