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재철 대신증권 사장 "올 변동성 클 것…2월 이후가 매수 타이밍"
“올해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한 해가 될 겁니다. 리스크(위험)에 대비하되 판단이 섰을 땐 과감하게 치고 나가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사진)의 올해 투자 처방이다.

1985년 대신증권에 입사한 이후 2010년 부사장이 될 때까지 현장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었지만 “지금처럼 힘든 적은 없었다”는 게 그의 평가다.

“고령화와 가계부채 증가 속도 등을 감안할 때 주식 거래대금이 회복되기는 쉽지 않아 보이고, 미국의 금리인상이 임박함에 따라 증시 변동성도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내다봤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의 수익 개선을 기대하기 힘든 이유다.

그는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자기자본 투자 등 어느 것 하나 녹록해 보이는 곳이 없다”며 “작년엔 금리 하락으로 채권 운용수익이 늘어 수익에 도움을 줬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여파로 시중금리가 따라 오를 경우 2013년 경험했던 채권분야의 대규모 손실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나 사장은 하지만 “기회 요인은 오히려 더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기에 강한 승부사 기질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는 “저성장·저금리·저수익 시대에 접어든 만큼 장기적인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며 “지난 3~4년이 자산관리 부문의 역량을 강화하고 인프라를 정비하는 과정이었다면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도약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영업점들을 통폐합해 대형화·거점화하는 한편 ‘금융주치의’ 제도를 강화해 영업인력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나 사장은 “리서치센터와 연계해 단기 전망에 연연하지 않고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고, 은퇴자산 비즈니스 등 고객의 생애주기에 맞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다져놓은 인프라와 시스템을 기반으로 자산관리 부문에서 업계를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IB 부문의 경쟁력 강화와 금융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IB 부문 총괄 임원으로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

나 사장은 “금융위기 때 인수한 저축은행이 턴어라운드(흑자전환)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인수한 부실채권 투자회사인 대신에프앤아이도 새로운 수익 창출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려웠던 시기에 과감하게 던진 승부수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빛을 발할 것이란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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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재철 대표는 올해 증시도 지난해처럼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미국 금리인상은 이미 예고된 악재지만 지난 5년간의 장기 부양 기조를 접고 긴축 기조로 공식 전환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다만 “금리인상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일본 유럽 등 세계 각국이 적극적인 경기 부양과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 완충작용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기업들의 이익은 정체돼 있지만 강화되고 있는 주주친화 정책이 한국 증시의 구조적 변화를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했다.

4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1~2월을 저점으로 3분기까지 증시가 점진적인 상승을 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때를 노려 투자해 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유교 경전 오경 중 하나인 서경에 나오는 ‘만초손 겸수익’(萬招損 謙受益·가득 차면 덜어냄을 당하고 겸손하면 이익을 얻는다)이란 말처럼 과욕을 부리지 않고 꾸준한 수익을 추구하는 겸손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