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다른 방향으로 뛰자
최근 연일 회자되고 있는 한 다국적 가구 기업의 성공 요인은 의외로 간단하다. 저렴한 대신 고객이 직접 조립하는 불편을 감수하라는 전략은 완제품만 구매했던 우리네 생각을 뒤집으며 이목을 끌었다. 6만달러로 창업해 15년 만에 2310억달러의 가치를 가진 기업으로 성장한 알리바바도 다르지 않다. 거래 때마다 수수료를 받는 대신 연회비만 받는 전자상거래 모델을 제시하며 B2B(기업 간), B2C(기업 소비자 간), C2C(소비자 간) 거래를 아우르는 원스톱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구축했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기업을 성공으로 이끈 사례다.

필자는 새해를 맞이하며 신년회 자리에서 전 직원에게 올 한 해 ‘남들과 다른 방향으로 뛰자’는 말을 전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총성 없는 전장에서 남과 다른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업계를 선도하고 승리할 수 있는 자산이라는 생각에서다.

많은 외식기업이 첫 해외진출 국가로 문화적 동질감이 있는 아시아를 선호했지만 카페베네는 커피 종주국인 미국, 그 중심인 뉴욕에 첫 매장을 열었다. 여기서 주목받는다면 아시아를 넘어 중동, 유럽 시장까지 빠르게 진출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의 차이가 시작이었다.

모든 기업은 똑같은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델을 창출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기업은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어떤 기업은 그렇지 못한 이유는 뭘까. 최고경영자(CEO)의 강력한 리더십이 그 답일 수도 있고, 아이디오(IDEO)처럼 직원들의 창의성을 뒷받침하며 혁신을 이끄는 기업이 모델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직원들에게 창의적인 기업상을 제시하면서 보합대화(保合大和)라는 말을 마음에 새겼다. 작은 화합이 큰 조화를 이룬다는 의미다. 직원 개개인이 거리낌 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회사에 희망을 불어넣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다짐이다. 경영자는 그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적극적으로 수렴할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미 고객과 사내 직원들이 이메일로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 놓고 늘 꼼꼼하게 챙겨보지만, 올 한 해 다양한 방법으로 귀를 열어 놓을 생각이다. 직원의 작은 생각이 전문 DJ가 생방송으로 전국 우리 매장에 음악을 송출하는 아이디어로 발전하는 데 일조하였듯, 회사의 변화를 이끌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슴 설레며 기다릴 것이다.

김선권 < 카페베네 대표 skkim@caffeben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