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15’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가운데)이 자사 전시장에서 한국경제신문 특별취재단·혁신TF와 대화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15’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가운데)이 자사 전시장에서 한국경제신문 특별취재단·혁신TF와 대화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 Show) 2015’에서 자동차 업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CES의 C를 이젠 카(car·자동차)로 바꿔 불러야 한다”는 우스개가 나올 정도다. 자동차와 정보기술(IT)이 융합한 ‘스마트카’가 핵심 화두로 등장한 결과다.

‘스마트카’에 쏠린 관심

‘CES 2015’ 행사가 공식 개막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현대자동차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 몰려 있는 북측 전시관은 스마트카 신기술을 보기 위한 관람객들로 하루종일 북적였다. 올해 자동차 업체들이 꾸린 전시장 면적은 축구장 세 배 크기인 1만5300㎡로 지난해보다 17% 커졌다.

자동차 회사들의 신기술 ‘깜짝 공개’도 줄을 이었다. 아우디는 이날 LG전자의 신형 스마트워치를 이용해 자사 무인 자동차를 전시관 무대로 불러내는 모습을 연출했다. 엘마 프리켄슈타인 독일 BMW 부사장도 전날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의 기조연설에 찬조연사로 출연해 똑같은 기술을 선보였다. 삼성의 스마트워치에 대고 “나를 데리러 와(pick me up)”라고 말하자 BMW 차량이 프리켄슈타인 부사장을 태우기 위해 스스로 주차장을 빠져나오는 모습이 기조연설장 무대에 영상으로 비쳤다.

현대자동차는 스마트워치로 운전자의 심장 박동 수를 파악해 정상 상태와 다를 경우 자동으로 차량 속도를 줄이면서 갓길에 멈추도록 하는 기술을 공개했다. 운전자가 운전을 못할 만큼 갑자기 건강이 악화될 경우를 대비한 비상 정지 기능이다. 올해 처음 CES에 데뷔한 독일 폭스바겐은 운전자가 손짓을 통해 차량 오디오와 비디오, 내비게이션을 조작할 수 있는 기술을 내놨다.
메르세데스벤츠는 ‘CES 2015’에서 무인차 콘셉트카 ‘F015’를 공개했다. ‘자동주행 모드’ 때는 핸들이 대시보드 안으로 들어가고 운전석과 조수석이 뒤로 회전해 뒷좌석과 마주 볼 수 있다. 연합뉴스
메르세데스벤츠는 ‘CES 2015’에서 무인차 콘셉트카 ‘F015’를 공개했다. ‘자동주행 모드’ 때는 핸들이 대시보드 안으로 들어가고 운전석과 조수석이 뒤로 회전해 뒷좌석과 마주 볼 수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기업들 치열한 주도권 경쟁

글로벌 기업들의 이 같은 행보는 자동차와 IT가 급속히 융합하면서 스마트카 시장의 급성장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차량과 부품을 포함한 전 세계 스마트카 시장은 2012년 1900억달러(약 200조원)에서 2017년 2740억달러(약 300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놓쳐선 안 될 시장이 되고 있는 것이다.

기술 표준이 명확하지 않아 누가 스마트카 시장을 장악하느냐에 따라 업계 판도도 바뀔 수 있다. 올해 CES에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 대거 뛰어든 이유다.

IT 업체와 자동차 업체 간 신경전도 치열하다. ‘IT 진영’은 차량 운행 기술인 모바일 운영체제(OS)를 강조하고 있다. 애플은 ‘카플레이’, 구글은 ‘안드로이드 오토’를 통해 자동차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처럼 제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 진영’은 주행 성능을 개선해 운전자 부주의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두 진영의 협업도 적지 않다. BMW는 삼성전자, 아우디와 현대차는 LG전자의 스마트워치를 통한 차량 제어 기술을 공개했다.

라스베이거스=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