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업계도 놀란 수입차 판매…작년 20만대 '3년 만에 두 배'
지난해 경기침체 속에서도 수입차 시장은 ‘나홀로’ 고속 질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판매량이 전년 대비 25% 늘어나며 20만대를 육박했다. 2011년 10만5037대 이후 3년 만에 두 배로 증가한 것이다. 특히 수입차는 2003년 이후 2009년만 제외하고 11년간 연속 기록 경신 중이다.

독일 폭스바겐그룹(폭스바겐·아우디·포르쉐·벤틀리)은 한국에서 6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국산차 5위인 쌍용자동차(6만9036대)의 뒤에 바짝 따라 붙었다. 업계에서는 국산차를 따라잡는 수입차 등장이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고 있다.

◆국산차 제치는 수입차 나올까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지난해 수입차 판매량(신규 등록 기준)이 19만6359대로 집계됐다고 7일 발표했다. 2013년 15만6497대보다 25.5% 늘었다.

연간 수입차 판매량은 협회가 공식 집계를 시작한 2003년 이후 2009년 한 해만 빼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2010년부터 작년까지 5년간은 연평균 증가율이 24.8%에 달할 정도다. 이에 따라 승용차 시장에서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6.9%에서 지난해 13.9%로 급상승했다.

브랜드별 판매 대수는 BMW가 4만174대(21.5% 증가)로 가장 많았다. 수입차 단일 브랜드로 연간 판매량 4만대를 넘어선 것은 BMW가 처음이다. BMW는 2009년부터 6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3년 3위였던 메르세데스-벤츠가 S클래스, C클래스 등 신차 효과에 힘입어 42.1% 늘어난 3만5213대를 판매하며 2위에 올랐다.

같은 그룹 소속인 폭스바겐(3만719대)과 아우디(2만7647대)가 각각 3, 4위를 차지했다. 폭스바겐그룹은 포르쉐 2568대, 벤틀리 322대를 합하면 6만1256대다. 2010년(1만8865대) 이후 5년 만에 3배 규모가 됐다. 국산차 5위인 쌍용차와는 불과 7780대 차이다.

◆베스트셀러 10개 중 9개가 디젤

수입차는 연비 좋은 디젤모델로 시장을 휩쓸고 있다. 베스트셀러 10개 모델 가운데 렉서스 ES300h(하이브리드)를 제외하고 9개 모델이 전부 디젤 차량이다. 1위는 8106대가 팔린 폭스바겐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이 차지했다. 이 차는 국산 SUV인 쌍용차의 렉스턴(7132대)보다 많이 팔렸다. BMW의 520d는 6546대로 2위에 올랐다. 전체 판매에서도 디젤이 67.8%(13만3054대)를 차지해 디젤 강세를 확인시켰다. 가솔린 차량은 28.2%(5만5383대)로 처음으로 점유율이 30% 아래로 떨어졌다.

수입차들은 소형차 부문도 급속히 파고들고 있다. 배기량 2L 미만이 10만7490대로 54.7%를 차지했다. 3L 이상 4L 미만 차급의 비중은 11.3%에서 8.1%로 내려갔다.

윤대성 KAIDA 전무는 “중소형차로 30대와 여성 소비자를 공략해 저변을 확대한 것이 수입차 판매 증가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수입차 “AS망 확충이 과제”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성장률이 2%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에는 6.5%였다. 성장률이 둔화된 시장에서 국산차와 수입차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수입차 업계는 약점인 사후 서비스(AS)망 확대에 나서고 있다.

BMW그룹은 2013년 말 기준 49개였던 서비스센터를 지난해 58개로 늘린 데 이어 2016년까지 78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벤츠는 지난해 말 기준 34개인 서비스센터를 올해 45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