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금융社 인수 적극 참여…아시아 대표 IB로 키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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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NH투자증권
조직 바꿔 고객 이익 추구
상품 R&D 등 중간조직 강화…법인 영업 사업부도 만들어
고액 자산가에도 밀착 서비스
新사업 드라이브 건다
직접 투자 1조5천억으로 늘리고 헤지펀드 운용해 수익 확대
조직 바꿔 고객 이익 추구
상품 R&D 등 중간조직 강화…법인 영업 사업부도 만들어
고액 자산가에도 밀착 서비스
新사업 드라이브 건다
직접 투자 1조5천억으로 늘리고 헤지펀드 운용해 수익 확대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사진)은 한 달 후면 이 회사에 입사한 지 꼭 30년이 된다. 럭키증권에서 신입사원으로 시작해 최고경영자 자리까지 올랐다. 그 사이 회사는 수차례 합병을 반복하며 국내 최대 증권사로 탈바꿈했다. 김 사장은 “감회에 젖어있기에는 시장환경이 만만치 않다”며 얼굴에서 긴장감을 지우지 않았다.
국내 증권산업을 먹여살려온 주식 중개 비즈니스는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다. 저금리, 저성장 시대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입맞에 맞는 상품을 찾기도 힘들어졌다. 올해 출범하는 NH투자증권은 그 어느 때보다 험난한 파도를 넘어야 한다. 취임 3일째를 맞은 김 사장을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집무실에서 만났다.
▷증권업계가 어려운 가운데 최대 증권사의 수장을 맡게 됐습니다.
“상황이 녹록지 않아요. 증권업계의 잃어버린 고객 신뢰를 되찾는 게 급선무입니다. 작년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증권업계 신뢰도는 55%로 53%인 대부업체를 살짝 웃도는 정도입니다. 자업자득이지요. 최근 수년간 불완전판매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증권사가 파는 상품을 못 믿게 된 거죠. 밀어내기 영업에 치중하는 과정에서 상품의 리스크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고객에 대한 설명도 부족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신뢰 회복을 위한 길은 따로 있지 않아요. 증권사의 이익과 고객의 이익을 일치시키면 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요.
“먼저 조직 구조를 바꿔야 합니다. 그동안은 최전선에 있는 판매조직만 강조해 왔죠. 앞으로는 리스크나 상품 연구개발(R&D) 등 중간조직을 강화해야 합니다. 상품별로 리스크를 면밀하게 파악해 상품도 고객의 요구 수준에 맞도록 세분화해야 합니다. NH투자증권은 조직개편을 통해 리스크팀을 본부별로 별도로 두는 등 중간조직을 전문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영업 관행이나 시스템도 바꿔야 해요. 고액 자산가와 기관은 지금보다 한층 밀착된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고액 자산가에겐 기관투자가에 준하는 리서치 자료를 제공하고 글로벌 투자 포트폴리오 전략을 짜줘야 합니다. 개인 고객별 최고투자책임자(CIO)가 되는 거죠. 다른 말로는 상위 20% 고객에 WM 역량을 집중하는 겁니다. 하위 80% 고객은 가능한 온라인 거래로 유도하고, 필요할 때 주의를 기울여주는 정도면 됩니다. 대신 수수료 등 거래비용을 줄여주는 게 효과적입니다.”
▷법인영업 강화를 강조하고 계신데요.
“그렇습니다. 바야흐로 기관투자가의 시대입니다. 앞으로 기관의 마음을 잡지 못한 금융기관은 도태될 수밖에 없어요. 이런 점에서 압도적인 기관 영업 경쟁력을 구축해야 합니다. 기관들은 국내 주식, 채권만으로 목표 수익률을 달성할 수 없습니다. 다양한 글로벌 상품을 포괄적으로 제공해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NH투자증권은 법인 투자자들에 대응하는 별도 조직인 법인영업(IC) 사업부를 만들었습니다. 그동안은 본부별로 법인영업 담당자들이 기관투자가들을 찾았죠. 이게 서로 중복되다 보니 피로감과 혼란이 많았습니다. 고객인 기관투자가 입장에서는 소통 창구가 단일화된 이점이 있습니다. 펀드나 신탁, 환매조건부채권(RP),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주가연계증권(ELS), 신용연계채권(CLN) 등 다양한 상품을 한자리에서 복합적으로 검토할 수도 있고요.”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커갈 수 있을지 업계의 기대도 큽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IB로 성장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경영진의 인식 변화와 의지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NH투자증권은 토대를 마련했다고 봅니다.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한 그룹 수뇌부가 IB 육성에 대한 의지가 강합니다. NH투자증권의 IB 부문 경쟁력은 이미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기도 하죠.
NH투자증권은 현재 8개 국가 9개의 거점을 운영하며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시아를 대표하는 IB로 성장하려면 외형 확대가 더 필요합니다. 우리가 아는 모든 글로벌 IB는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해왔죠. NH투자증권도 늘어난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해외 금융사 투자 및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입니다. 미국만 해도 IB 쪽에 특화된 중소형 부티크들이 적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검토하는 곳들이죠. 이런 곳을 인수한다면 미국 IB시장 진출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고, 다양한 해외 상품을 구조화해 국내 기관투자가나 WM 채널을 통해 소화할 수 있습니다.”
▷어떤 신사업을 모색하고 있나요.
“합병으로 자기자본이 3조5000억원에서 4조3000억원으로 늘었습니다. 2020년에는 6조원 가까이 증가할 전망입니다. 그만큼 과감한 사업이 가능해졌습니다. 우선 직접 투자를 늘릴 생각입니다. 그동안 우량 투자건을 발굴하면 이를 ‘셀다운’ 방식으로 투자자들에게 되파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유망한 투자 기회로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건이라면 자기자본으로 직접 투자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직접투자한도를 최근 1조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헤지펀드 운용에도 올해 뛰어듭니다. 수익성 증대와 함께 자산관리 영업 강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올해는 해외에서 적극적으로 실물자산에 투자한 뒤 이를 유동화해 국내 법인을 중심으로 판매에 나설 방침입니다. 상장지수채권(ETN), 상장지수펀드(ETF) 등 상장지수상품(ETP) 부문도 올해 우리가 주력사업으로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운용사와 제휴해 국내 시장 확대에 대비할 겁니다.”
▷NH농협금융그룹과 다양한 시너지가 기대됩니다.
“일단 복합점포 방식으로 고객들을 대응할 수 있게 됐습니다. 농협투자증권은 지난 5일 서울 광화문에 농협은행과의 복합점포를 국내 처음으로 냈습니다. 기존에도 은행과 증권사 간 복합점포는 있었지만 금융규제 때문에 칸막이를 두고 출입구도 따로 뒀습니다. 이번 복합점포는 칸막이를 없애 한 장소에서 은행, 증권 상품 가입이 가능합니다. 본격적인 종합자산관리 서비스가 가능해진 것입니다.
농협금융지주 계열사들과는 같이할 수 있는 게 많습니다. 농협캐피탈과는 스탁론 상품을 내놓고, NH-CA자산운용과는 펀드 공동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농협은행 카드사업부문과는 자산관리계좌(CMA) 상품을 내놓을 것입니다. 농축협 관련 신기술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김원규 사장은
1960년 경북 의성군 안평면에서 출생했다. 대구상고와 경북대 경영학과를 나와 1985년 럭키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에 입사했다. NH투자증권 최초의 내부 승진 사장이다. 35세에 포항지점장을 맡아 NH투자증권 최연소 지점장 타이틀도 가지고 있다.
중부지역본부장, 신탁영업 상무, WM사업부 대표(전무)를 거쳐 2013년 우리투자증권 사장을 맡았다. 지난해 12월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통합증권사인 NH투자증권 초대 사장에 취임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국내 증권산업을 먹여살려온 주식 중개 비즈니스는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다. 저금리, 저성장 시대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입맞에 맞는 상품을 찾기도 힘들어졌다. 올해 출범하는 NH투자증권은 그 어느 때보다 험난한 파도를 넘어야 한다. 취임 3일째를 맞은 김 사장을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집무실에서 만났다.
▷증권업계가 어려운 가운데 최대 증권사의 수장을 맡게 됐습니다.
“상황이 녹록지 않아요. 증권업계의 잃어버린 고객 신뢰를 되찾는 게 급선무입니다. 작년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증권업계 신뢰도는 55%로 53%인 대부업체를 살짝 웃도는 정도입니다. 자업자득이지요. 최근 수년간 불완전판매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증권사가 파는 상품을 못 믿게 된 거죠. 밀어내기 영업에 치중하는 과정에서 상품의 리스크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고객에 대한 설명도 부족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신뢰 회복을 위한 길은 따로 있지 않아요. 증권사의 이익과 고객의 이익을 일치시키면 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요.
“먼저 조직 구조를 바꿔야 합니다. 그동안은 최전선에 있는 판매조직만 강조해 왔죠. 앞으로는 리스크나 상품 연구개발(R&D) 등 중간조직을 강화해야 합니다. 상품별로 리스크를 면밀하게 파악해 상품도 고객의 요구 수준에 맞도록 세분화해야 합니다. NH투자증권은 조직개편을 통해 리스크팀을 본부별로 별도로 두는 등 중간조직을 전문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영업 관행이나 시스템도 바꿔야 해요. 고액 자산가와 기관은 지금보다 한층 밀착된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고액 자산가에겐 기관투자가에 준하는 리서치 자료를 제공하고 글로벌 투자 포트폴리오 전략을 짜줘야 합니다. 개인 고객별 최고투자책임자(CIO)가 되는 거죠. 다른 말로는 상위 20% 고객에 WM 역량을 집중하는 겁니다. 하위 80% 고객은 가능한 온라인 거래로 유도하고, 필요할 때 주의를 기울여주는 정도면 됩니다. 대신 수수료 등 거래비용을 줄여주는 게 효과적입니다.”
▷법인영업 강화를 강조하고 계신데요.
“그렇습니다. 바야흐로 기관투자가의 시대입니다. 앞으로 기관의 마음을 잡지 못한 금융기관은 도태될 수밖에 없어요. 이런 점에서 압도적인 기관 영업 경쟁력을 구축해야 합니다. 기관들은 국내 주식, 채권만으로 목표 수익률을 달성할 수 없습니다. 다양한 글로벌 상품을 포괄적으로 제공해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NH투자증권은 법인 투자자들에 대응하는 별도 조직인 법인영업(IC) 사업부를 만들었습니다. 그동안은 본부별로 법인영업 담당자들이 기관투자가들을 찾았죠. 이게 서로 중복되다 보니 피로감과 혼란이 많았습니다. 고객인 기관투자가 입장에서는 소통 창구가 단일화된 이점이 있습니다. 펀드나 신탁, 환매조건부채권(RP),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주가연계증권(ELS), 신용연계채권(CLN) 등 다양한 상품을 한자리에서 복합적으로 검토할 수도 있고요.”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커갈 수 있을지 업계의 기대도 큽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IB로 성장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경영진의 인식 변화와 의지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NH투자증권은 토대를 마련했다고 봅니다.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한 그룹 수뇌부가 IB 육성에 대한 의지가 강합니다. NH투자증권의 IB 부문 경쟁력은 이미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기도 하죠.
NH투자증권은 현재 8개 국가 9개의 거점을 운영하며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시아를 대표하는 IB로 성장하려면 외형 확대가 더 필요합니다. 우리가 아는 모든 글로벌 IB는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해왔죠. NH투자증권도 늘어난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해외 금융사 투자 및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입니다. 미국만 해도 IB 쪽에 특화된 중소형 부티크들이 적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검토하는 곳들이죠. 이런 곳을 인수한다면 미국 IB시장 진출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고, 다양한 해외 상품을 구조화해 국내 기관투자가나 WM 채널을 통해 소화할 수 있습니다.”
▷어떤 신사업을 모색하고 있나요.
“합병으로 자기자본이 3조5000억원에서 4조3000억원으로 늘었습니다. 2020년에는 6조원 가까이 증가할 전망입니다. 그만큼 과감한 사업이 가능해졌습니다. 우선 직접 투자를 늘릴 생각입니다. 그동안 우량 투자건을 발굴하면 이를 ‘셀다운’ 방식으로 투자자들에게 되파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유망한 투자 기회로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건이라면 자기자본으로 직접 투자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직접투자한도를 최근 1조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헤지펀드 운용에도 올해 뛰어듭니다. 수익성 증대와 함께 자산관리 영업 강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올해는 해외에서 적극적으로 실물자산에 투자한 뒤 이를 유동화해 국내 법인을 중심으로 판매에 나설 방침입니다. 상장지수채권(ETN), 상장지수펀드(ETF) 등 상장지수상품(ETP) 부문도 올해 우리가 주력사업으로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운용사와 제휴해 국내 시장 확대에 대비할 겁니다.”
▷NH농협금융그룹과 다양한 시너지가 기대됩니다.
“일단 복합점포 방식으로 고객들을 대응할 수 있게 됐습니다. 농협투자증권은 지난 5일 서울 광화문에 농협은행과의 복합점포를 국내 처음으로 냈습니다. 기존에도 은행과 증권사 간 복합점포는 있었지만 금융규제 때문에 칸막이를 두고 출입구도 따로 뒀습니다. 이번 복합점포는 칸막이를 없애 한 장소에서 은행, 증권 상품 가입이 가능합니다. 본격적인 종합자산관리 서비스가 가능해진 것입니다.
농협금융지주 계열사들과는 같이할 수 있는 게 많습니다. 농협캐피탈과는 스탁론 상품을 내놓고, NH-CA자산운용과는 펀드 공동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농협은행 카드사업부문과는 자산관리계좌(CMA) 상품을 내놓을 것입니다. 농축협 관련 신기술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김원규 사장은
1960년 경북 의성군 안평면에서 출생했다. 대구상고와 경북대 경영학과를 나와 1985년 럭키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에 입사했다. NH투자증권 최초의 내부 승진 사장이다. 35세에 포항지점장을 맡아 NH투자증권 최연소 지점장 타이틀도 가지고 있다.
중부지역본부장, 신탁영업 상무, WM사업부 대표(전무)를 거쳐 2013년 우리투자증권 사장을 맡았다. 지난해 12월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통합증권사인 NH투자증권 초대 사장에 취임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