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일제히 지상파 다시보기(VOD·주문형비디오) 서비스 가격을 50% 올리겠다고 유료방송 업계에 통보했다. 방송사별로 인상 시기는 약간씩 다르지만 3사 모두 1~2월 중 인상하겠다고 고지했다. 인상안이 현실화하면 시청자들은 IPTV와 케이블TV 등을 통해 TV 프로그램을 다시 볼 때 최신 고화질(HD) 프로그램은 편당 1500원(기존 1000원), 일반화질(SD) 프로그램은 편당 1000원(기존 700원)을 내야 한다.
방송 '다시보기 서비스' 한방에 50% 인상…지상파3社, 시청자 주머니로 적자 메우나
○VOD서비스 50% 인상 통보

8일 유료방송 업계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 3사는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 3사와 케이블TV 사업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 이르는 기간에 VOD값을 50% 올리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신작과 구작, HD와 SD로 구분해 가격을 단일화하고 50%가량 가격을 올려 받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SBS와 MBC는 이달 중, KBS는 다음달까지 인상안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IPTV와 케이블TV 사업자 등 유료방송업계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VOD 가격이 인상되면 고스란히 시청자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VOD 인상 금액은 지상파 방송을 유료방송이 재송신하는 대가로 내는 돈인 재전송료와 달리 유료방송 업계에서 직접 내야 하는 돈이 아니다”며 “인상분은 전부 시청자가 부담해야 하므로 유료방송 업계에 고객 불만이 폭주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특히 매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신작 HD 방송이 1000원에서 1500원으로 오름에 따라 매출에 타격이 클 것을 우려하고 있다.

○소비자 부담만 크게 늘 듯

지상파 3사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1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냈다. 시청률이 떨어짐에 따라 주수입원인 광고 매출도 하락세다. 지상파 방송사는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근 광고 수익과 재전송료, VOD 등의 가격 올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체적으로 설립한 온라인 광고대행사 스마트미디어렙(SMR)을 통해 최근 유튜브에 콘텐츠 공급을 중단했고, 재송신료 갈등으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KODIMA)도 탈퇴했다.

이번 IPTV·케이블TV VOD 인상안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는 설명이다. 지상파 다시보기를 포함한 VOD는 매출 성장세가 높은 분야다. 지난해 10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공개한 IPTV 3사와 케이블TV 4사의 연도별 VOD 매출 현황에 따르면 2011년 VOD 매출은 1920억3800만원에서 2013년 4084억7000만원, 지난해 상반기엔 2499억5800만원으로 3년 새 두 배 넘게 성장했다. 각사별로 비중은 조금씩 다르지만 지상파 방송사 매출의 약 30%가 VOD에서 나오고 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