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철 일본 유통과학대 대학원장(사진)은 8일 한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우리보다 앞서 저성장 불황을 지나온 일본경제에 대한 미시적 접근을 통해 한국경제가 실질적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일본 현지에서 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는 최 원장은 일본이 장기 불황에 빠진 근본 원인으로 소비자 니즈와 멀어진 점을 꼽았다.
그는 “기업 간 경쟁에 매몰된 게 문제를 키웠다. 업계 과당경쟁이 이어지면서 기업 조직이 비대해지고 관료주의적으로 변질됐다” 며 “기업이 근본인 소비자에 충실하지 않다 보니 수익을 못 내고, 가격경쟁에 빠지면서 디플레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해답은 디테일에 숨어있다는 게 최 원장의 주장.
그는 “제조업이든 유통업이든 결국 소비자 니즈를 자극할 수 있는 매력적 제품을 만들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여기에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마케팅이 더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20년 디플레를 통과해 온 일본 기업의 대응 전략은 ‘닮은꼴 불황기’를 맞게 될 우리 기업들에게도 유용한 참고 사례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일본 정책 당국은 유통업의 독점을 규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며 “제품 가격 결정권을 가졌던 제조업 분야가 영향력이 커진 유통 채널에 대응하다 보니 가격경쟁 하게 됐고, 결과적으로 제조업 경쟁력 저하의 원인이 됐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선례에 비춰볼 때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내부 출혈경쟁을 막을 필요가 있다. 관건은 기업·업종 간 경쟁이 아닌 소비자에 집중하는 것” 이라며 “제조업과 유통업도 대립적·경쟁적 관계에서 벗어나 파트너십을 갖고 소비자 니즈를 좇는 방향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 원장은 이달 30일 한경닷컴과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공동주최로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리는 제4회 일본경제포럼에 강연자로 나서 ‘디플레 불황기의 일본 기업의 대응 전략’을 발표한다.
포럼 주요 발표자는 △이종윤 한일경제협회 부회장(일본에 있어서 잃어버린 20년의 의미)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한일관계, 정상회담 없는 정상화) △최인한 한경닷컴 뉴스국장(기사로 보는 2015년의 한일 경제) △이정희 중앙대 교수(일본 유통산업이 주는 한국 유통산업의 도전과 과제) △이춘규 경제학 박사(일본 언론의 복합위기 돌파 전략과 시사점) △최상철 일본유통과학대 대학원장(디플레 불황기의 일본 기업의 대응 전략)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세계가 일본 된다) 등이다.
문의 전화 (02)3277-9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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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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