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 저하·두통 등 금단증상은 2주면 '끝'
체내서 니코틴 빠져나가는 자연스러운 과정
체중 증가는 일시적 현상…1년 뒤부터 점점 줄어
금단증상 자연스럽게 인지해야
담배를 끊게 되면 다양한 금단증세가 나타난다. 머리가 멍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공복감이나 울렁거림을 호소하기도 한다. 불안·초조·짜증·분노를 느끼는 사람도 많고, 체중이 증가하는 이들도 있다. 많은 사람이 금연을 결심했다가도 이 같은 금단증세 때문에 슬그머니 담배를 집어들기도 한다. 하지만 금단증상은 대부분 1~2주면 거의 사라진다.
금단증세의 원인은 십중팔구 니코틴이다. 니코틴이 뇌로 공급되면 도파민 분비가 활발해져 편안함이나 행복감을 느낀다. 금연으로 도파민 분비가 줄어들면 금단증세가 나타나는데, 마지막 담배를 피운 후 2시간 이내에 발생해 하루나 이틀 사이 최고조에 이른다.
유태호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은 “금단증세는 일정한 시간이 지나가면 사라지기 때문에 금단증상 때문에 금연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며 “금단증상이 지나치게 심하거나 1개월 이상 진행될 때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체중 증가는 일시적 현상일 뿐
담배를 끊고 살이 쪘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흡연자의 심장 박동은 니코틴 때문에 정상보다 빨리 뛰며 이로 인해 비흡연자보다 칼로리를 좀 더 소모하므로 담배를 끊을 경우에는 통상 살이 찌게 된다. 게다가 금단 증상을 보충하기 위해 각종 군것질을 하면서 체중을 더 늘리게 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박시영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금연을 시도하면서 담배를 피우고 싶은 생각이 나거나 허전한 느낌이 들 때마다 사탕·건어물·초콜릿·아이스크림 등 간식을 먹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간식은 수분이 적어 많은 양을 먹게 되고, 칼로리 함량이 높다.
대부분 당분이나 지방이 많기 때문에 음료 섭취에 대한 욕구도 높아지게 된다. 이때 물을 마시면 괜찮지만 가당 음료를 마시게 되면 칼로리 섭취가 더 많아진다”고 말했다.
체중이 늘었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얼마 전 미국에서 금연을 통해 체중이 늘어나도 심혈관(심장 등) 건강은 좋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캐럴 클레어 매사추세츠종합병원 박사는 미국 의학협회지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1984년부터 2011년까지 건강진단을 받은 3251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담배를 끊은 사람들이 흡연자에 비해 뇌졸중·심혈관계 질환에 걸리는 확률이 절반 이하로 낮다고 발표했다.
또 금연자들은 담배를 끊은 뒤 평균 2.7㎏에서 3.6㎏까지 체중이 증가했지만, 체중 증가에 따라 심혈관계 질환이 늘어난 경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보통 금연 후 늘어난 체중은 1년 뒤부터 서서히 감소해 4~5년 뒤에는 본래 체중으로 돌아가는 경향이 있다.
또 금연을 하면 가래도 사라지면서 호흡이 편해진다. 입맛이 좋아지고, 피부가 좋아지는 등 긍정적인 신체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장기적으로 흡연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각종 암·심장마비·뇌졸중과 같은 질병에 걸릴 확률도 낮아진다.
어지럼증·두통, 수일 내 사라져
김재열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니코틴 공급이 중단되면 심리적인 불안감뿐만 아니라 침이 마르는 느낌을 비롯해 소화장애, 변비 등 여러 가지 증상이 발생한다. 이것은 몸속에 쌓여있던 니코틴이 빠져나가면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금단증상”이라며 “불편한 증상이기는 하지만 건강이 좋아지는 신호로 받아들이면, 증상이 조금씩 완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연을 시작하면 어지럼증과 가벼운 두통도 예전보다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는 혈액 내의 새로운 산소 농도에 적응하는 과정이다. 이런 증상은 혈압이 정상화되면서 수일 내에 사라진다. 근육이 저리고 아픈 듯한 느낌이나 땀, 떨림증 또한 혈액순환이 정상화되는 증거다. 목욕이나 샤워·산책·수영 등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보통 이런 증상은 2주 이내에 사라지게 된다. 기침과 가래가 일시적으로 많아질 수 있지만 이는 기관지의 타르가 점액으로 강하게 배출되는 것을 의미한다. 3주 이내에 깨끗해진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김재열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박시영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유태호 양지병원 가정의학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