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회사채 시장, LG·삼성 '날고' 한진·한화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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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예측 '빈익빈 부익부'
대한항공, 수요예측 세 번 미달
한화도 흥행실패…유상증자 '압박'
우량 회사엔 "빚 더 내달라"
LG그룹채, 일본계 은행서도 관심
현대重·SK·현대차도 인기몰이
대한항공, 수요예측 세 번 미달
한화도 흥행실패…유상증자 '압박'
우량 회사엔 "빚 더 내달라"
LG그룹채, 일본계 은행서도 관심
현대重·SK·현대차도 인기몰이
▶마켓인사이트 1월11일 오후 4시30분
미달. 미달. 미달.
대한항공이 작년에 시행한 세 차례의 ‘회사채 수요예측(book building)’ 성적표다. 총 4518억원어치를 발행하려던 계획은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했다. 기관투자가 신청 금액이 2019억원(45%)에 그쳤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을 돕느라 악화된 한진그룹 전반의 재무상태가 기관투자가들의 심리를 차갑게 식혔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반면 재계 4위 LG그룹은 회사채 발행 때마다 ‘물량을 늘려 달라’는 투자자들의 요청이 잇따랐다.
국내 10대 그룹의 채권발행 시장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을 우려한 기관투자가들이 재무적 체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한진과 한화그룹 채권을 피해 LG와 삼성그룹에 몰려들고 있다.
◆한진·한화 ‘유증 압박’
11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 매체인 마켓인사이트가 2014년에 진행된 208건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전수 조사한 결과 한진과 한화그룹은 10대 그룹 중 가장 부진한 흥행 성적을 나타냈다. 재계 9위 한진그룹은 5418억원 모집에 2039억원(38%), 10위 한화그룹은 6100억원 모집에 4650억원(76%)어치만 참여하는 데 그쳤다. 10대 그룹 참여율의 단순 평균값 188%와 비교할 때 큰 격차다.
대한항공은 참여금액이 모두 모집금액의 절반을 넘지 못했다. 15조원에 달하는 차입금과 800%대 부채비율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결국 대한항공은 지난 6일 경영권 지분 희석 또는 대주주의 현금 납입 부담에도 불구하고 5000억원의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키로 결정했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주식예탁증서(GDR) 발행 등도 검토했으나 결국 유상증자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도 저조한 흥행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주회사인 한화는 작년 11월 1000억원어치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했는데, 신청금액이 950억원에 그쳤다. 건설과 태양광발전 사업 관련 불확실성 탓이다. 현재 태양광발전 계열사인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은 합병 후 4억달러 규모 유상증자를 고심하고 있다.
◆LG엔 “채권 물량 더 늘려주오”
반면 LG와 삼성그룹 등 일부 우량 그룹사들은 투자 경쟁이 벌어지면서 계획보다 더 많은 현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줄을 이었다. 빚을 갚으라는 독촉이 아니라 “빚을 더 내라”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재계 4위 LG그룹은 작년 9개 계열사가 총 2조8000억원의 회사채 투자자를 모집했는데 8조9700억원(320%)의 자금이 몰렸다. 10대 그룹 중 최고 경쟁률이다. LG유플러스와 LG생활건강 등 안정적인 내수업종이 수요예측 흥행을 주도했다. 이에 따라 채권 발행금액도 당초 계획했던 금액보다 5300억원 많은 3조3300억원으로 늘어났다. 한 증권사 채권발행 담당 임원은 “LG전자 같은 계열사는 글로벌 브랜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채권값이 저평가돼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며 “수요예측 때마다 일본계 은행들까지 큰 관심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은 총 1조60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벌인 결과 4조4900억원(281%)의 ‘사자’ 주문이 몰렸다. 건설업종인 삼성물산의 두 차례 수요예측에도 모두 모집액의 두 배가 넘는 신청금액이 쌓였다. LG와 삼성그룹 다음으로는 현대중공업(243%), SK(214%), 현대차(207%), 포스코(170%), GS(165%), 롯데(160%) 순으로 참여금액 비중이 컸다.
이태호/하헌형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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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달. 미달. 미달.
대한항공이 작년에 시행한 세 차례의 ‘회사채 수요예측(book building)’ 성적표다. 총 4518억원어치를 발행하려던 계획은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했다. 기관투자가 신청 금액이 2019억원(45%)에 그쳤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을 돕느라 악화된 한진그룹 전반의 재무상태가 기관투자가들의 심리를 차갑게 식혔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반면 재계 4위 LG그룹은 회사채 발행 때마다 ‘물량을 늘려 달라’는 투자자들의 요청이 잇따랐다.
국내 10대 그룹의 채권발행 시장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을 우려한 기관투자가들이 재무적 체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한진과 한화그룹 채권을 피해 LG와 삼성그룹에 몰려들고 있다.
◆한진·한화 ‘유증 압박’
11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 매체인 마켓인사이트가 2014년에 진행된 208건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전수 조사한 결과 한진과 한화그룹은 10대 그룹 중 가장 부진한 흥행 성적을 나타냈다. 재계 9위 한진그룹은 5418억원 모집에 2039억원(38%), 10위 한화그룹은 6100억원 모집에 4650억원(76%)어치만 참여하는 데 그쳤다. 10대 그룹 참여율의 단순 평균값 188%와 비교할 때 큰 격차다.
대한항공은 참여금액이 모두 모집금액의 절반을 넘지 못했다. 15조원에 달하는 차입금과 800%대 부채비율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결국 대한항공은 지난 6일 경영권 지분 희석 또는 대주주의 현금 납입 부담에도 불구하고 5000억원의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키로 결정했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주식예탁증서(GDR) 발행 등도 검토했으나 결국 유상증자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도 저조한 흥행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주회사인 한화는 작년 11월 1000억원어치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했는데, 신청금액이 950억원에 그쳤다. 건설과 태양광발전 사업 관련 불확실성 탓이다. 현재 태양광발전 계열사인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은 합병 후 4억달러 규모 유상증자를 고심하고 있다.
◆LG엔 “채권 물량 더 늘려주오”
반면 LG와 삼성그룹 등 일부 우량 그룹사들은 투자 경쟁이 벌어지면서 계획보다 더 많은 현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줄을 이었다. 빚을 갚으라는 독촉이 아니라 “빚을 더 내라”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재계 4위 LG그룹은 작년 9개 계열사가 총 2조8000억원의 회사채 투자자를 모집했는데 8조9700억원(320%)의 자금이 몰렸다. 10대 그룹 중 최고 경쟁률이다. LG유플러스와 LG생활건강 등 안정적인 내수업종이 수요예측 흥행을 주도했다. 이에 따라 채권 발행금액도 당초 계획했던 금액보다 5300억원 많은 3조3300억원으로 늘어났다. 한 증권사 채권발행 담당 임원은 “LG전자 같은 계열사는 글로벌 브랜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채권값이 저평가돼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며 “수요예측 때마다 일본계 은행들까지 큰 관심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은 총 1조60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벌인 결과 4조4900억원(281%)의 ‘사자’ 주문이 몰렸다. 건설업종인 삼성물산의 두 차례 수요예측에도 모두 모집액의 두 배가 넘는 신청금액이 쌓였다. LG와 삼성그룹 다음으로는 현대중공업(243%), SK(214%), 현대차(207%), 포스코(170%), GS(165%), 롯데(160%) 순으로 참여금액 비중이 컸다.
이태호/하헌형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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