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 "日 전문경영인과 대립이 해임 사유"
11일 롯데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에서 해임된 다음날인 지난 9일 부인 조은주 씨와 함께 입국해 서울에 머물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동생인 신동빈 한국 롯데 회장 등 친척들과 저녁식사를 한 뒤 오후 8시35분 시내 모처에 있는 숙소로 떠났다.
신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과 만났는지, 만났다면 어떤 얘기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날 저녁식사 자리에 신 총괄회장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가족 모임은 신 전 부회장의 해임과 무관하게 정해졌던 것”이라며 “신 총괄회장과 만났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은 이전에도 제사와 같은 집안일이나 사업상 목적으로 한국에 오곤 했다”고 덧붙였다.
재계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에서 해임된 직후 입국한 만큼 가족 모임에서 그룹 후계 구도와 관련한 얘기가 오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8일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해임됐으며 앞서 지난달 26일엔 롯데홀딩스 계열사인 (주)롯데 부회장, 롯데상사 부회장 겸 최고경영자, 롯데아이스 이사에서 해임됐다.
신 전 부회장의 해임과 관련해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10일 일본인 전문경영인인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과의 대립이 배경이 됐다고 보도했다. 쓰쿠다 사장은 스미토모은행(현 미쓰이스미토모은행) 출신으로 롯데홀딩스와 (주)롯데, 일본 롯데리아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2009년 신 총괄회장이 직접 영입했을 만큼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쓰쿠다 사장은 신 전 부회장이 맡고 있던 일본 롯데상사의 사장직도 겸임하게 됐다.
일본 롯데는 당분간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 롯데그룹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신 회장이 한국에 이어 일본 사업까지 물려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당장은 쓰쿠다 사장이 일본 롯데를 총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재계에서는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 간 갈등설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신 총괄회장이 쓰쿠다 사장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겉으로 드러난 결과일 뿐 그 배경에는 신 전 부회장과의 갈등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유승호 기자/도쿄=서정환 특파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