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갑(甲)질'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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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존재하는 甲의 횡포
나 자신부터 먼저 돌아봐야
이석현 < 국회 부의장 esh337@hanmail.net >
나 자신부터 먼저 돌아봐야
이석현 < 국회 부의장 esh337@hanmail.net >
최근 지인들과의 자리에서 가장 많이 나눈 이야기는 ‘땅콩회항’ 사건일 것이다. 한 방송의 진행자가 이 사건을 비판하며 “재벌들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다.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언뜻 들으면 틀린 말이 아닌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이번 사건에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가진 자가 베풀어주는 ‘하사품’이 없어서가 아니다. 민주사회의 시민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행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민의식의 결여’에 대한 분노다. 대다수의 국민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오만’에 대한 분노다. 이들에게서 초등학교 도덕시간에 배운 ‘소박한 시민의식’을 기대하는 건 무리일까.
영국과 아르헨티나 간에 벌어진 포클랜드전쟁 때 영국 왕실의 앤드루 왕자는 헬기조종사로 참전했다. 마오쩌둥의 장남은 6·25전쟁에 참전해 전사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주 최부잣집은 조선시대 400여년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가치를 행동으로 지켜왔다. 재산을 만 석 이상 모으지 마라, 흉년에는 남의 논밭을 매입하지 마라,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등은 최부잣집이 지켜온 6가지, 더불어 살 줄 아는 경영 원칙이었다.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어떠한가. 눈을 마주보는 대화가 아닌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마음과는 다른 ‘보여주기 식’ 대화를 소통이라고 생각하는 현실 속에서 배려와 관용의 정신은 사라진 듯하다.
겉으로는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철학과 기본 시민의식을 소유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영혼 없는 ‘선(善)함’을 내세우면서 남이 안 볼 때는 자신이 가진 권위와 지위, 그리고 권력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일이다. 대의를 위하는 척하면서 결국은 자신의 이익을 위한 몸부림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행하는 ‘갑의 횡포’가 아니어도 최근 벌어진 아파트 경비원의 자살, ‘백화점 갑(甲)질 모녀 사건’ 등 일반적인 우리들의 삶에 을에 대한 갑의 횡포는 존재하는 게 불편한 진실이다. 청소하시는 아주머니, 직장 내 부하직원 그리고 식당에서, 주유소에서 등. 우리는 일상생활의 삶을 되돌아봐야 한다. 누군가에게 내가 당할지도 모르는 ‘슈퍼 갑’으로 행동한 적이 없는지를. 그리고 잊지 말자, 항상 갑으로 살 순 없다는 것을.
이석현 < 국회 부의장 esh337@hanmail.net >
언뜻 들으면 틀린 말이 아닌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이번 사건에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가진 자가 베풀어주는 ‘하사품’이 없어서가 아니다. 민주사회의 시민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행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민의식의 결여’에 대한 분노다. 대다수의 국민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오만’에 대한 분노다. 이들에게서 초등학교 도덕시간에 배운 ‘소박한 시민의식’을 기대하는 건 무리일까.
영국과 아르헨티나 간에 벌어진 포클랜드전쟁 때 영국 왕실의 앤드루 왕자는 헬기조종사로 참전했다. 마오쩌둥의 장남은 6·25전쟁에 참전해 전사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주 최부잣집은 조선시대 400여년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가치를 행동으로 지켜왔다. 재산을 만 석 이상 모으지 마라, 흉년에는 남의 논밭을 매입하지 마라,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등은 최부잣집이 지켜온 6가지, 더불어 살 줄 아는 경영 원칙이었다.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어떠한가. 눈을 마주보는 대화가 아닌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마음과는 다른 ‘보여주기 식’ 대화를 소통이라고 생각하는 현실 속에서 배려와 관용의 정신은 사라진 듯하다.
겉으로는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철학과 기본 시민의식을 소유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영혼 없는 ‘선(善)함’을 내세우면서 남이 안 볼 때는 자신이 가진 권위와 지위, 그리고 권력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일이다. 대의를 위하는 척하면서 결국은 자신의 이익을 위한 몸부림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행하는 ‘갑의 횡포’가 아니어도 최근 벌어진 아파트 경비원의 자살, ‘백화점 갑(甲)질 모녀 사건’ 등 일반적인 우리들의 삶에 을에 대한 갑의 횡포는 존재하는 게 불편한 진실이다. 청소하시는 아주머니, 직장 내 부하직원 그리고 식당에서, 주유소에서 등. 우리는 일상생활의 삶을 되돌아봐야 한다. 누군가에게 내가 당할지도 모르는 ‘슈퍼 갑’으로 행동한 적이 없는지를. 그리고 잊지 말자, 항상 갑으로 살 순 없다는 것을.
이석현 < 국회 부의장 esh33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