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銀 통합, 노사합의 없이 승인할 수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신제윤 금융위원장 "충분한 시간 줬다…법·원칙 따라 처리하겠다"
하나금융
노사합의가 우선이지만 안되면 이달 중 통합신청
외환銀 노조
3월13일까지 인사원칙 등 새 노사합의서 체결하자
하나금융
노사합의가 우선이지만 안되면 이달 중 통합신청
외환銀 노조
3월13일까지 인사원칙 등 새 노사합의서 체결하자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12일 외환은행 노조의 동의가 없어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승인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통합 승인의 전제 조건으로 노조 동의서를 요구해 온 기존 입장을 공식적으로 철회한 것이다. 외환노조가 무리한 요구로 노사협상을 파행으로 이끌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최후통첩’을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신 위원장의 발언 후 외환노조는 ‘60일 내에 결판을 내자’고 사측에 제안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도 ‘노조와 대화를 더 이어가겠다’는 구상을 밝혀 협상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신제윤 “더 기다릴 시간 없다”
신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조기통합 논의가 시작된) 작년 7월 이후 노사합의를 6개월 동안 기다려왔는데,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다”며 “노사합의에 진전이 없어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충분한 시간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은행의 통합신청을 노사합의와 관계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지도 밝혔다. ‘노사합의 없이 통합 신청서를 제출해도 처리할 것이냐’는 질의에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답한 것이다. 다만 “통합은 노사 간 합의를 이룬 후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며, 지금이라도 열린 마음으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합병의 전제 조건으로 ‘노조 동의서’를 요구해 온 신 위원장의 입장 변화는 강경 일변도인 노조 태도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이란 분석이다. 외환노조가 최근 무기계약직 전원의 정규직 전환 및 자동 승진을 요구하는 등 ‘무리수’를 두면서 금융당국의 기류가 ‘확’ 바뀌었다.
다만 신 위원장의 답변에 대해 일부 의원은 “노사합의 없는 통합신청에 부정적이었던 신 위원장이 말을 뒤집었다. 정부가 무리하게 노조를 압박한다”며 항의하기도 해 진통이 예상된다. ○김정태 “먼저 대화하겠다”
하나금융은 노사대화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노사합의 없이 통합승인 신청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화를 통해 합의하는 게 우선”이라고 답했다. 그는 “통합 후 (외환 노조가) 어차피 함께 가야 할 식구라는 점을 생각하면 대화 없이 승인신청부터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노조가 계속 변화하지 않을 경우 이달 내에 동의서 없이 통합승인을 신청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해 복잡한 속내를 내비쳤다. 오는 28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예비승인을 받기 위해 그 전에 승인 신청을 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하나금융은 합병 주주총회를 이달 29일, 합병 기일을 3월1일로 잠정 결정해둔 상태다.
신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김근용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은 “노사 간 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일 뿐”이라며 ‘앞으로 60일 이내인 3월13일까지 새 합의서를 체결하자”고 사측에 제안했다. ‘인수 후 5년 동안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독립적으로 경영하겠다’고 한 이른바 ‘2·17 합의’를 대체하는 새로운 합의를 도출하자는 주장이다.
장창민/김일규 기자 cmjang@hankyung.com
○신제윤 “더 기다릴 시간 없다”
신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조기통합 논의가 시작된) 작년 7월 이후 노사합의를 6개월 동안 기다려왔는데,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다”며 “노사합의에 진전이 없어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충분한 시간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은행의 통합신청을 노사합의와 관계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지도 밝혔다. ‘노사합의 없이 통합 신청서를 제출해도 처리할 것이냐’는 질의에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답한 것이다. 다만 “통합은 노사 간 합의를 이룬 후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며, 지금이라도 열린 마음으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합병의 전제 조건으로 ‘노조 동의서’를 요구해 온 신 위원장의 입장 변화는 강경 일변도인 노조 태도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이란 분석이다. 외환노조가 최근 무기계약직 전원의 정규직 전환 및 자동 승진을 요구하는 등 ‘무리수’를 두면서 금융당국의 기류가 ‘확’ 바뀌었다.
다만 신 위원장의 답변에 대해 일부 의원은 “노사합의 없는 통합신청에 부정적이었던 신 위원장이 말을 뒤집었다. 정부가 무리하게 노조를 압박한다”며 항의하기도 해 진통이 예상된다. ○김정태 “먼저 대화하겠다”
하나금융은 노사대화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노사합의 없이 통합승인 신청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화를 통해 합의하는 게 우선”이라고 답했다. 그는 “통합 후 (외환 노조가) 어차피 함께 가야 할 식구라는 점을 생각하면 대화 없이 승인신청부터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노조가 계속 변화하지 않을 경우 이달 내에 동의서 없이 통합승인을 신청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해 복잡한 속내를 내비쳤다. 오는 28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예비승인을 받기 위해 그 전에 승인 신청을 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하나금융은 합병 주주총회를 이달 29일, 합병 기일을 3월1일로 잠정 결정해둔 상태다.
신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김근용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은 “노사 간 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일 뿐”이라며 ‘앞으로 60일 이내인 3월13일까지 새 합의서를 체결하자”고 사측에 제안했다. ‘인수 후 5년 동안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독립적으로 경영하겠다’고 한 이른바 ‘2·17 합의’를 대체하는 새로운 합의를 도출하자는 주장이다.
장창민/김일규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