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범들이 이슬람 양대 테러조직인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에 각각 소속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두 조직의 테러 공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인질극을 벌이다 사살된 쿨리발리는 테러 전 촬영한 동영상에서 “IS 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에게 충성을 맹세한다”고 말했다. 반면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범인 쿠아치 형제는 프랑스 TV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예멘 알카에다의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쿨리발리의 동영상 공개 전까지만 해도 알카에다가 테러의 배후라는 분석이 많았다. 그러나 쿨리발리가 동영상에서 IS에 충성을 맹세하고 “쿠아치 형제와 테러를 공모하고 그들에게 자금을 지원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번 사태가 사상 초유의 ‘IS·알카에다 연합테러’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IS는 이라크 알카에다 조직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알카에다와 결별한 뒤 국제 지하드(이슬람 성전) 주도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IS와 알카에다가 실질적으로 공조했을 가능성보다는 테러범 간 개인적 연대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영국 킹즈칼리지 국제급진주의연구소의 피터 노이먼 소장은 AP통신에 “쿨리발리의 공격은 주간지 테러범보다 전문성이 떨어졌으며 우발적인 성격이 더 짙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공조가 있었다면 아마도 말단 수준에서 이뤄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