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는 12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개막한 2015 북미 국제오토쇼(NAIAS)에서 세계 최초로 한 번 충전으로 300㎞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를 선보였다. 삼성SDI 직원들이 모터쇼 현장에서 관람객들에게 전기차 배터리와 자동차 내·외장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SDI 제공
삼성SDI는 12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개막한 2015 북미 국제오토쇼(NAIAS)에서 세계 최초로 한 번 충전으로 300㎞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를 선보였다. 삼성SDI 직원들이 모터쇼 현장에서 관람객들에게 전기차 배터리와 자동차 내·외장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SDI 제공
2015 북미 국제오토쇼(일명 디트로이트모터쇼)가 12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개막했다. 오는 25일까지 2주 동안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한 세계 50여개 자동차 회사 및 부품 업체가 참가했다. 처음 공개되는 24대의 신차를 비롯 500여종의 차량과 신기술이 전시된다.

한 번 충전 300㎞ 주행…친환경차 '배터리 전쟁'
올해 전시회의 방향은 친환경과 고성능, 자율주행 등 세 가지다.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키워드들이다. 이 중 친환경차, 특히 전기차로 가는 중단 단계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EV)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모터쇼 개막 직전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한 번 충전으로 640㎞ 이상을 주행할 수 있는 차세대 쉐보레 ‘볼트’를 선보이며 PHEV 전쟁에 불을 댕겼다. PHEV는 미리 충전(플러그인)한 배터리로 모터를 구동해 달리다가 배터리가 방전되는 시점에 엔진을 구동하기 때문에 일반 하이브리드카보다 연비가 높다.

볼트는 북미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PHEV다. LG화학 배터리를 장착한 이 차량은 2010년 출시됐으며 지난해까지 6만7000여대가 팔렸다. 2세대 볼트는 전용 리튬이온 배터리와 드라이브 유닛, 주행거리 연장시스템으로 이뤄진 볼텍시스템을 장착해 순수 전기모드로 80㎞, 휘발유 엔진까지 합하면 640㎞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 주행거리 연장을 위해 4기통 1.5L 직분사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주행 거리가 1세대보다 두 배가량으로 늘었다.

LG화학과 공동 개발한 18.4㎾h 용량의 배터리 셀을 장착해 에너지 축적 능력을 높인 점도 특징이다. 배터리 셀도 기존의 288개에서 192개로 줄어 차량 무게가 9.8㎏ 감소하면서 에너지 효율도 높아졌다. 앨런 베이티 GM 북미담당 사장은 “수천 명의 소비자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업계 최고 수준의 플러그인 전기차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그룹 계열의 아우디는 알루미늄 소재를 확대 적용하며 차체 중량을 300㎏ 이상 줄이고 연비는 20% 이상 끌어올린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7 신모델을 선보인다. 닛산은 세계 전기차 가운데 유일하게 판매량 10만대를 넘어선 리프의 2세대 모델을 출품한다.

현대차도 이번 전시회에서 처음으로 PHEV 차량(쏘나타 PHEV)을 출품한다. 150마력의 가솔린 엔진과 70마력의 전기 모터를 장착하고 전기차(EV) 모드로만 30㎞ 이상 달릴 수 있다.

부품 업체로는 삼성SDI가 한 번 충전으로 300㎞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를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기존 전기차 배터리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60㎞ 정도를 달릴 수 있다. 주행거리를 두 배 가까이로 늘린 것이다. 아직까지 도심에서 주로 쓰이는 전기차의 범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핵심 기술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하이브리드카와 순수 전기차 두 차종에 모두 쓰일 수 있는 표준형 배터리도 출품했다. 기존엔 각 차종에 쓰이는 배터리의 크기와 종류가 달랐다. 자동차용 배터리의 표준화를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자동차에서 시동을 걸 때 쓰이는 납축 배터리를 대신할 수 있는 LVS(low voltage systems)라는 새 배터리도 내놨다.

디트로이트=강현우/남윤선 기자 hkang@hankyung.com